‘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한국인 최초 UFC 챔피언 등극에 도전한다.
정찬성은 오는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273’에서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타이틀전을 갖는다. 정찬성이 이 경기에서 승리할 시 한국인 최초로 UFC 타이틀을 획득하게 된다.
UFC 진출 후 7승 3패를 기록 중인 정찬성에게 이번 경기는 두 번째 타이틀 도전이다. 2013년 9월 조제 알도를 상대로 페더급 타이틀전에 나섰지만 아쉽게 4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당시 오른쪽 어깨가 탈구가 됐지만, 끝까지 싸우는 모습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이번 타이틀전은 정찬성에게 운이 따랐다.
페더급 챔피언인 볼카노프스키는 당초 맥스 할러웨이를 상대로 타이틀 방어전을 치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할러웨이가 부상을 당하면서 새로운 상대를 물색했고, 볼카노프스키가 정찬성을 지목했다.
볼카노프스키는 현존하는 페더급 최강자다. ‘무결점 파이터’라고 불리는 볼카노프스키는 현재 UFC에서만 10연승을 달리고 있으며, 1∼2차 방어전에서 맥스 홀레웨이, 브라이언 오르테가를 차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종합격투기 전적은 23승 1패로, 이 가운데 11번을 KO나 TKO로 승리를 따냈다. 서브미션 승리도 3차례나 기록했다.
도박사들도 볼카노프스키의 손을 들었다. 6일 베팅정보사이트 오즈체커에서는 볼카노프승리 가능성을 87.5% 수준으로 평가했다. 반면 정찬성의 승리 가능성은 15.4%에 불과했다.
언더독으로 평가받는 정찬성이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정찬성은 이번 맞대결을 위해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
지난해 6월 댄 이게전 이후 약 10개월 만에 경기를 치르는 정찬성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 2월 일찌감치 출국해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MMA 전문 훈련장인 ‘파이트 레디’에서 훈련을 해왔다. 파이트 레디의 헤드코치인 에디 차와 전략을 짜고 전 UFC 플라이급·밴텀급 챔피언 헨리 세후도를 스파링 상대로 삼아 구슬땀을 흘렸다.
에디 차 코치는 UFC의 홍보를 맡고 있는 커넥터티비를 통해 “근력과 컨디셔닝 프로그램을 바꿨다. 적절한 시기에 정점을 찍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코리안 좀비’(정찬성)는 볼카노프스키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정찬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찬성이 믿는 구석은 경험이다. 2012년 UFC에 데뷔한 그는 8차례의 메인 이벤트를 치러 5번의 승리를 가져갔다. 반면 볼카노프스키는 지난해 9월 UFC 266에서 오르테가와 펼쳤던 2차 타이틀 방어전이 유일한 메인이벤트였다.
정찬성은 서면 인터뷰에서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무기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모두의 관심을 받는 5라운드 메인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압박이다”라며 “그 안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코치 없이 경기도 해봤고 지식 없이 경기도 해봤다. 이런 모든 경험이 그날 내가 실수하지 않게 만들어줄 거라고 믿는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끝으로 정찬성은 “(알도와 타이틀전을 치른) 9년 전엔 준비가 되지 않았었고, 타이틀전 기회가 또 올 거라고 믿었다. 지금은 타이틀전 경험이 있어서 편하다”라며 “볼카노프스키가 나에게 질 리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걸 깨는 게 내 전문분야다. 나는 언더독일 때 강했고, 이번에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