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돌아온다.
류현진은 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리는 ‘2022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한다.
지난달 17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 이후 왼쪽 팔뚝 통증으로 약 한 달 여 만에 빅리그 마운드를 밟게 된다. 경기 시청을 앞두고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준비했다.
#1. 길어진 부진, 류현진은 달라질까
류현진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계속해서 정상 폼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14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5.50에 그쳤다. 특히 9월에는 4경기 동안 1승 2패 평균자책점 9.20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올해 2경기는 더욱 좋지 못했다. 지난달 11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3.1이닝 5안타 6실점으로 부진하더니, 1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는 4이닝 6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두 경기 모두 타선의 힘으로 패전은 면했지만, 시즌 평균자책점(ERA)은 13.50에 달했다.
구속 저하가 부진의 가장 큰 이유였다. 지난해 평균 구속이 91.4마일(약 147.1㎞)에 달했지만 올해 2경기의 평균 구속은 89.5마일(약 144㎞)에 불과하다.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지면서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도 동반 하락했다. 게다가 낮게 떨어져야 하는 체인지업이 높은 코스에 형성되면서 장타 허용 빈도가 늘었다.
류현진은 지난달 오클랜드전 이후 왼쪽 팔뚝 통증을 호소해 다음날 곧장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 이후 한 달 동안 주어진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지난 8일 토론토 산하 트리플A 버펄로 바이슨스 소속으로 선발 등판해 4이닝 5안타 1홈런 6삼진 5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기록은 다소 저조했지만 류현진은 “내가 던지고 싶은 모든 구종을 던졌고, 몸 상태도 좋다”고 만족했다.
#2. 위기 상황서 최지만 만날까
류현진의 복귀전 상대는 탬파베이다.
류현진은 탬파베이를 상대로 많은 이닝은 소화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9일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엔 ‘피기백(piggyback)’ 전략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피기백 전략은 한 경기에서 선발 투수를 연이어 내보내는 전략으로, 류현진이 선발로 올라온 이후 로스 스트리플링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빅리그 데뷔 후 템파베이를 상대로 통산 4경기에서 승패 없이 ERA 2.70(20이닝 6자책점)을 기록했다. 승리는 없었지만 충분히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탬파베이는 13일 기준 19승 13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에 올라있다. 팀 타율 0.237(리그 15위), 30홈런(리그 11위), 128타점(리그 12위) 등 리그 평균 정도의 타선을 갖추고 있다. 경계 대상 1호는 완더 프랑코다. MLB 내에서도 초특급 루키로 평가받는 그는 올 시즌 30경기에 나서 타율 0.304 4홈런 15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류현진의 동산고 4년 후배인 최지만과 맞대결도 관심이 쏠린다.
두 선수의 처지는 현재 비슷하다. 최지만도 최근 부상에서 복귀했다. 최지만은 개막 직후 10경기에서 타율 0.423 출루율 0.571을 기록하는 등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지만, 지난달 27일 팔꿈치에서 뼛조각이 발견돼 IL에 등재됐다. 부상 복귀 후에는 3경기에서 11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타율이 0.283까지 떨어졌다.
류현진과 최지만은 빅리그에서는 역대 딱 한 번 맞대결을 치렀다. 지난해 5월 24일 경기로 최지만은 장타(2루타)를 때리는 등 류현진에게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최지만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면 류현진과는 약 1년여 만에 투타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다만 두 선수의 이번 경기 맞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이 상대가 좌완 투수를 선발로 내면 좌타자인 최지만을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플래툰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에 최지만은 좌완 선발일 때는 한 번도 스타팅 라인업에 들지 못했다.
#3. 도와줘, 토론토 타선 방위대!
류현진의 성공적인 복귀전을 위해선 토론토의 타선도 힘을 보태야 한다.
하지만 토론토 타선은 최근 좋지 못한 흐름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엄청난 투자를 하며 우승 후보로 꼽혔던 토론토는 최근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4연패 수렁에 빠지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까지 내려갔다.
4월까지 리그에서 최다 홈런팀일 정도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하던 타선은 5월 들어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3일 기준 팀 타율 0.237(리그 12위), 35홈런(리그 7위), 122타점(리그 18위)로 추락했다. 득점권 타율은 0.181로 생산력이 크게 떨어졌다.
토론토의 중견수 조지 스프링어는 “우리는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주자가 없을 때 5점 홈런을 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침착하게 중심을 찾아야 한다. 아직 게임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