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당시에 한국은 슛이 탁월했다면, 지금은 몸싸움에서 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대표팀은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필리핀과 평가전을 96대 92 승리를 거뒀다. 최준용이 16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팀의 승리를 이끈 가운데, 여준석(6리바운드)과 허훈(9어시스트)이 각각 17점씩 올렸다. 허웅도 16점을 올리며 맹활약한 가운데, 라건아도 14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지난 5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추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 데뷔전에서 승리를 챙겼다.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간 한국은 오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필리핀과 2차전을 치른다.
네나드 부치니크 필리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축하 인사를 전한다. 홈에서 열린 A매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빠른 템포를 따라가는 게 힘들었다. 준비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빠른 템포의 경기를 준비하는 게 부족했다”라고 총평했다.
이어 “전반적인 3점슛 성공률은 떨어졌지만 찬스에서 슛 던지는 걸 망설이지 않았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부분은 만족한다”라고 덧붙였다.
부치니크 감독은 “한국의 공격은 아주 매서웠다. 특히 3쿼터 들어 강해졌고 이로 인해 우리 팀의 수비가 지쳤다. 발목부상을 갖고 있는 선수도 있었고, 10명으로 경기를 치르다 보니 피로 누적 여파도 조금 있었다. 전 포지션에서 신장 차가 있다 보니 리바운드도 힘들었다. 공수전환, 박스아웃을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필리핀에서 최다 득점을 올린 키러 라베나(22점)도 “한국과의 경기는 항상 힘들다. 10명이 입국해 경기를 치렀지만 핑계가 될 순 없다. 대표팀이 젊은 선수들로 구성됐는데 한국을 상대로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남은 평가전도 잘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전을 오랜만에 치렀는데 예전에 비해 젊은 가드들이 많은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부치니크 감독은 2014년에도 뉴질랜드 감독을 맡아 한국과 여러 차례 맞붙은 바 있다. 8년이 지난 한국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경기를 치르고 있다. 2014년 아시안 게임 당시 주축이었던 선수 중 현재 엔트리에 남아 있는 선수는 김종규뿐이다.
부치니크 감독은 당시와 현재의 한국 전력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예전보다 신장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당시 한국은 슛이 탁월했다면, 지금은 몸싸움에서 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부니치크 감독은 “한국을 방문하는 건 항상 기쁜 일이다. 뉴질랜드 감독 시절에도 한국을 방문 했을 때 환영과 환대를 받았다”라고 전했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