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암경험자’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동시에 치료성적이 개선되면서 최근 암 5년 상대생존율 또한 70%까지 높아졌다. 이 수치들은 오늘날에는 암을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치료 이후의 삶 역시 중요해졌음을 뜻한다.
‘암경험자’는 암을 진단받은 적 있는 모든 사람을 뜻한다. 최근 조기 발견과 암 치료법이 발전하며 암을 겪고도 오래 사는 사람이 늘어나 암 치료 이후의 삶을 중요시하게 되면서 이 개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건강하고 평안한 ‘암 치료 이후의 삶’을 위해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은 교수와 함께 암경험자의 장기 건강관리에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알아봤다.
우선 암경험자의 장기 건강관리에서 중요한 요소는 6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재발 및 다른 암의 발생을 예방하고 △혹시 재발하더라도 신속히 발견할 수 있도록 적절히 검진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며 △동반질환(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과 치료 영향으로 인한 질병(정신건강·빈혈·골다공증 등)을 함께 관리하고 △예방접종도 필요하다.
‘2차 암’이란 원래 가진 암과 무관하게 새롭게 발생한 암을 뜻하며, 암경험자는 유전적 경향과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암 재발뿐 아니라 2차 암 발병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 실제로 암을 겪지 않은 사람에 비해 2차 암 발병 확률이 1.1배 정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므로 예방 및 조기 발견을 위한 검진이 필요하며, 특히 본인이 겪은 암뿐 아니라 2차 암 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또한 생활습관 및 동반질환 관리도 중요하다.
미국의 대규모 연구결과, 생활습관(흡연, 신체활동, 비만, 식이) 및 만성질환(콜레스테롤, 혈압, 혈당)에 대한 7개 항목 중 6개 이상의 항목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은 모든 요소가 불건강한 사람에 비해 암 위험이 51% 낮았다.
이전까지 생활습관 및 만성질환 관리는 주로 심뇌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강조됐다. 하지만 최근 건강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암의 재발과 새로운 암의 발생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면서 암의 예방 측면에서도 생활습관과 만성질환의 적절한 관리를 권고하고 있다. 다만, 운동, 체중관리 방법 등 구체적인 방법은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적절히 계획하기를 권한다.
이 외에도 암 치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암이나 치료의 종류에 따라 여러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위암 치료 후에는 빈혈이, 유방암 치료 후에는 골다공증 등이 발생하기 쉽다. 실제로 암경험자는 받은 치료의 종류 등에 따라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에서보다 7배까지도 빠르게 뼈가 약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암경험자는 골다공증 등 암 이외의 다른 질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검진과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암경험자는 감염병에 걸리거나 이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암경험자에게는 더 적극적인 예방접종이 권고되며, 주로 권고되는 예방접종에는 독감, 폐렴, 대상포진 등이 있다.
이 교수는 “전통적으로 암은 5년을 기준으로 완치됐다고 표현하며 그렇기에 많은 암경험자들이 암 치료 5년 후부터 관리에 소홀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재발 및 2차 암 발병 위험은 시간이 지나 줄어들 수 있어도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암경험자는 필요한 검진과 치료를 유지하면서 평소 습관과 증상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꾸준히 건강관리를 한다면 암이 생기기 이전보다 더욱 건강한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