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에이티즈는 예열이 필요하지 않은 팀이다. 단숨에 에너지를 불태워 순식간에 끓는점에 도달해서다. 29일 오후 1시 공개하는 신곡 ‘게릴라’(Guerrilla)도 그렇다. 리더 홍중의 거친 랩으로 문을 여는 이 노래는 시작부터 뜨겁다. 컴백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 군자동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만난 에이티즈는 “우리가 ‘게릴라’를 들고 나온 이유를 무대로 설명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새로운 세상 속 자유를 향한 외침”
홍중과 민기가 작사에 참여한 ‘게릴라’는 에이티즈가 새로 펼치는 세계관을 보여준다. 홍중은 “새로운 세상 속 자유를 향한 외침을 담은 곡”이라면서 “강렬하고 빠르게 변하는 비트와 사이키델릭(환각을 일으키는 듯한) 소리가 조화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노래는 감정이 억압된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에이티즈는 이 곡에서 “우리 필(Feel)로 세상을 바꿀, 위 아 더 게릴라즈(We are the Guerrillas)”라며 쳇바퀴 도는 사람들을 일깨운다. 전투적인 가사처럼 안무 역시 강렬하다. ‘칼군무돌’로 유명한 에이티즈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산은 “노래 시작부터 끝까지 힘찬 안무가 이어진다. 그 안에서 파괴적인 라이브를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무대 위 표정 연기도 자체 검열해요”
에이티즈의 각성은 ‘게릴라’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은 ‘게릴라’가 실린 새 음반 ‘더 월드 에피소드1 : 무브먼트’(THE WORLD EP.1 : MOVEMENT)에 세상을 바꾸겠다는 각오를 눌러 담았다. 에이티즈는 이 음반으로 새로운 시리즈를 연다. 앞선 ‘피버’(FEVER) 시리즈 음반이 에이티즈가 하나 되는 과정을 보여줬다면, 새 시리즈에선 여덟 멤버가 품은 꿈과 포부를 구체화한다. 윤호는 “이 세상에 더 큰 움직임을 만들자는 메시지를 담은 시리즈”라고 귀띔했다. 홍중은 “세계관이 상상을 토대로 펼쳐지기 때문에 우리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려면 더 많이 연구하고 연습해야 한다. 우리가 무대에서 짓는 표정이 우리 세계관과 잘 어울리는지를 자체 검열할 정도”라며 “과정은 어렵지만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고 돌아봤다.
“단 한 명의 팬을 위해서라도”
반응은 이미 뜨겁다. 소속사 KQ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더 월드 에피소드1 : 무브먼트’의 선주문량은 최근 110만장을 넘어섰다. 데뷔 후 첫 밀리언셀러 달성이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산은 “밀리언셀러라는 단어가 무겁게 다가온다. 더 잘하자고,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마음먹게 됐다”고 했다. 신보 발매에 앞서 미국과 유럽, 일본을 돌며 18만 팬을 만나고 온 에이티즈는 “오랜만에 공연하니 데뷔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들은 오는 10월 서울을 시작으로 또 한 번 미국과 캐나다, 일본을 찾아 공연한다. 해외 인기가 워낙 뜨거워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한 그룹’으로도 불린다. 멤버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산은 “어느 곳이든 단 한 명의 팬이라도 계시다면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우릴 아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한 명을 위해서라도 좋은 음악과 꿈을 펼치는 가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