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마케팅 기업 스트래티지 비전은 미국에서 신차를 구매한 20만명을 대상으로 전 세계 45개 자동차 브랜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애플카가 일본 도요타(38%)와 혼다(32%)에 이어 구매 선호도 3위(2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선호도 조사는 스트래티지 비전이 매년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 선호 조사다. 애플카 제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올해 조사 대상에 처음 포함됐다.
눈길을 끈 건은 테슬라 차량을 소유한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조사에 참여한 테슬라 소유자 50% 이상이 애플카 구매 의향에 대해 “확실히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테슬라 차주들 조차 애플카가 나오면 언제든지 갈아탈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친 것이다.
알렉산더 에드워즈 스트래티지 비전 대표는 “애플의 브랜드 인지도와 명성은 현 자동차 제조업체가 대비해야 할 위협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애플은 2014년부터 애플카 사업을 추진하는 특별 프로젝트팀 ‘프로젝트 타이탄’을 운영해오고 있다. 오는 2025년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고, 잇따른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지고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여전히 애플카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는 높다. 우선 애플이 보유한 기술력과 특허 등을 고려할 때 애플카 출시 가능성은 높다.
얼마 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애플의 '자동차'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기준 총 248건이 확인됐다. 애플은 2008년부터 자동차 관련 특허를 본격적으로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지난 2014년 선보인 카플레이로 차량과 스마트폰(아이폰)을 연결하는 플랫폼 기술의 초석을 다졌다.
애플은 지난 2019년 자율주행 전문 스타트업 ‘드라이브 AI’도 인수했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는 “애플이 만약 자율주행 전기차를 출시한다면, 출시 4년 이내에 시장점유율을 8%까지 끌어올리며 자동차 시장의 강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 CEO(최고경영자)인 팀쿡도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의 팟캐스트 ‘스웨이’ 인터뷰를 통해 애플카에 대한 비전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팀쿡 CEO는 인터뷰에서 “자율주행차는 그 자체가 핵심 기술로, 한발 물러나서 보면 사실상 로봇과 같다”며 “자율주행 기술로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은데, 애플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차차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많은 내부 연구가 빛을 보진 못했지만, 자율주행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쿡 CEO는 당시 인터뷰에서 ‘애플이 직접 자율주행차 제작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진 않았다. 다만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서비스를 통합하면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며 “애플은 사업이 통합되는 지점을 찾아내고 그 주변의 핵심 기술을 직접 보유하는 걸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도 애플에겐 강점이다. 애플은 IOS와 macOS라는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독점적 상태계를 고수하고 있다. 아이폰 운영체제 iOS는 미국인 절반 이상이 쓰고 있고, 전 세계 인구 20%가 사용하고 있다. 애플은 자신들의 플랫폼을 통해 앱스토어, 미디어, 게임, 동영상 서비스, 금융업 등 다양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즉 애플은 IT기기 제조판매사가 아닌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플랫폼 서비스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브랜드 파워도 애플카 선호도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글로벌 컨설팅회사 '프로피트(Prophet)'가 미국 내 1만3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가장 관련성있는 브랜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애플이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도 기술과 혁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연결시켜준 브랜드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영국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평가 컨설팅 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가 발표한 ‘2022년 글로벌 500대 브랜드(Global 500 2022)’ 보고서에서도 애플은 수많은 글로벌 기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