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회계부서 직원이 소속 팀ㆍ과장 직인을 위조하는 등 공직기강 해이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최근에는 만안구의 한 동사무소 직원이 주민등록표 열람제한을 요청한 가정폭력 피해자의 등본을 발급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같은 날 호계3동의 재난안전체험관에서는 차량에 탑승한 체험자가 안전띠도 매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를 작동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시의 한 간부공무원은 “내부에서조차 공무원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말들이 나온다”며 탄식했다.
13일 안양시에 따르면, 만안구의 한 동사무소 직원은 지난 1일 가정폭력 피해자 A씨의 등본을 교부제한 대상인 남편 B씨에게 발급했다.
앞서 A씨는 남편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려 남편 몰래 집을 옮기고, 지난달 동사무소에 전입신고와 함께 주민등록표 교부제한을 신청한 상태다.
특히 등본을 발급받은 B씨가 전화로 “왜 자신은 등본에 없느냐”며 따지자 그제야 사태를 파악하는 등 시의 안일한 행정에 비판이 쏟아진다.
동사무소 다른 직원이 뒤늦게 A씨와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고, A씨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남편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으나, B씨는 다음날 오후 A씨 집으로 향했고 잠복 중이던 경찰에 체포됐다. A씨가 처벌을 원치 않아 B씨는 풀려났지만 이미 유출된 주소 때문에 피해자는 불안에 떨고 있다.
당시 등본을 발급한 직원은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대체인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인력은 공무원의 육아휴직, 병가 등에 따른 업무공백을 막기 위해 임시 채용된 직원이다.
한편 같은 날 호계3동 재난안전체험관에서는 자동차 안전벨트 체험 중 벨트도 매지 않은 상태로 기계가 작동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당시 한 체험자가 차량에 탑승한 후 안전띠도 매지 않은 상태에서 강사가 기계를 작동해 차량이 한 바퀴 회전했고, 이 체험자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안전체험시설 대표와 강사가 피해자 보호자와 면담을 통해 보상 관련 중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체험 차량 유리를 투명 강화유리로 교체하는 등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안양시의 잇따른 각종 사고에 최대호 시장이 지난 5일 간부회의에서 공직기강 해이 사례를 지적하며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양=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