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5개 증권사의 증권 거래 수수료는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17조8998억원에 달했다. 증권 거래 수수료는 2017년 2조5833억원에서 지난해 5조2542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장애는 1136건 발생했다. 연간 장애 건수는 2017년 50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6.8배 폭증해 840건에 달했고 소비자 피해액도 268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1곳당 연간 평균 거래수수료는 2017년 738억원에서 2018년 863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1397억원으로 처음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1501억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5개 증권사의 지난 5년간 거래 수수료가 8조9360억원으로 전체 수수료의 50%가량을 차지했다. 업체별 거래 수수료는 미래에셋증권이 2조21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2조393억원), NH투자증권(2조364억원) 순이었다.
지난 5년간 전체 거래 수수료 중 인건비를 포함한 전산 운영비에 투입된 금액은 4조8992억원으로 수수료의 27%에 그쳤다.
이 중 5대 증권사의 평균 전산 운영비 비율은 23% 수준에 그쳤다. 양정숙 의원실은 증권사의 전산 운영비에는 구성비의 40∼50%를 차지하는 인건비가 포함돼 실제 전산장비와 설비 등에 투자된 금액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이 매년 수조 원의 천문학적인 수수료 수입을 거두면서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과 첨단 장비 투자에는 인색하다”며 “단기간 수익에 눈이 멀어 고객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하면 언젠가 국내 고객을 외국계 증권사에 빼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8일 한국투자증권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전원 공급 불안정으로 당일 오후 4시부터 접속이 중단됐다가 다음 날 오전 7시15분경 복구가 완료됐다. 그로 인해 정규장 마감 이후 시간외 주문과 해외주식거래 등 관련 업무가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초 대어급 공모주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피에 상장하던 이튿날 미래에셋증권에서 먹통이 발생했다. 이어 신한금융투자, 하나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사에서 줄줄이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일에도 하이투자증권, KB증권, 신영증권에서 거래 지연 문제가 생긴 바 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