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금리인상 수혜 보험주 반등할까

‘기준금리 3%’ 금리인상 수혜 보험주 반등할까

기사승인 2022-10-14 06:00:13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면서 금리인상 수혜주로 꼽히는 보험주가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부분의 보험주가 1년 전 대비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생명보험주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의 지난해 10월 13일 주가(종가 기준)는 각각 6만9200원, 3600원, 2620원, 4880원이었지만 올해 10월 13일에는 6만5000원, 1910원, 2685원, 4965원으로 1년 만에 6~4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주 중에서는 삼성화재(23만9000원→18만9500원), DB손해보험(6만4200원→6만4600원), 한화손해보험(4505원→3565원), 메리츠화재(2만9500원→2만7500원), 롯데손해보험(1895원→1410원), 흥국화재(3700원→3005원)의 주가가 최대 79% 하락했다.

현대해상(2만7850원→3만300원)만 1년전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다만 현대해상 주가도 지난달 3만1000원대에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다.

통상적으로 금리 상승은 보험주에 ‘호재’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의 자산 운용 수익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보험주 성적은 부진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에서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실적이 상승했지만 생보업계는 상대적으로 성장 호재가 부족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생보주 부진에 대해 “생명보험 시장의 성장성이 높지 않고 이익 면에서도 일회성을 제외한 경상 실적이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권을 넘어 산업계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험주는 기준금리 인상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은 비우호적인 거시 환경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지만 물가와 경기, 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댓값 조정이 끝났다고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 “아직은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구간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부실채권 증가, 실적악화는 ‘변수’

기준금리를 올리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RBC)이 하락하고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등 건전성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17%로 작년 말 0.13% 대비 0.04%포인트(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은 대출금 가운데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보험회사의 부동산 PF 대출채권 연체율은 지난해 말 0.07%에서 올해 6월 말 0.33%로 0.26%p 올랐다.

보험사의 3분기 실적도 주가 반등의 변수다. 생명보험사들의 비차이익이 줄어 보험이익이 감소하고 손해보험사들은 손해율 상승으로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손해보험 주요 3개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의 3분기 별도 기준 합산 순이익이 60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명보험 주요 3개사(삼성생명·한화생명·동양생명)의 3분기 합산 순이익은 31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실적 개선의 요인이었던 장기 위험손해율 개선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자동차 및 일반보험 손해율 상승과 사업 비율 상승으로 인해 실적 모멘텀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손해보험사의 3분기 투자수익률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3%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주, 배당률 높아 상대적 매력도↑

다만 증권가에서는 보험 업종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당분간 지속될 금리상승의 수혜를 받을 수 있어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악화에 대한 방어적 실적 흐름과 금리상승을 통한 이자 차이 스프레드 개선, 그리고 장기 위험손해율 개선 추이 지속 등 보험 업종의 상대적 매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최선호 종목으로는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삼성생명을 꼽았다.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 부채 부담이 감소했고 특히 생명보험사에서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보험사 부채 적정성 평가(LAT) 순잉여액(평가대상 준비금에서 LAT평가액 차감 금액)은 대부분 전년 말보다 증가했다”면서 “5개 손해보험사는 평균 22%, 4개 생명보험사는 평균 123% 늘었다”고 설명했다.

보험주의 주가 자체가 여전히 낮은 수준인데다 배당률이 높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삼성생명의 배당수익률(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은 4.61%, 삼성화재는 6.27%, 현대해상은 4.97% 수준이다.

손해보험사의 배당 매력도 높아질 것으로 봤다. 정 연구원은 “대부분 손해보험사가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이 예상되지만, 주가 상승 폭은 이에 미치지 못해 전년보다 배당 매력이 높아졌다”면서 “은행주와는 달리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손익 변동성이 작아 배당 가시성이 높은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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