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대한 정부·정치권 실언 [여의도 고구말]

이태원 참사 대한 정부·정치권 실언 [여의도 고구말]

한덕수, 외신 기자 간담회서 농담
박희영 “구청서 할 수 있는 일 다 했다”
김의겸 “남영희 발언 적절하지 않아”

기사승인 2022-11-05 06:00:10

‘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   사진=임형택 기자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고 정부와 정치권에선 관련 실언이 쏟아지고 있다. 국가 애도기간으로 설정됐지만 일부 정부, 정치권 인사들의 적절하지 못한 발언으로 애도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한덕수 “잘 안 들리는 것에 책임질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

한덕수 국무총리는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시기적절하지 않은 농담을 해 논란이 됐다.

한 총리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통역에 문제가 생기자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라고 말하며 농담을 건넸다. 

한 총리의 발언은 미국 NBC 기자의 “누구의 잘못도 아닌 거 같은데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답변하며 나왔다.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시기에 한 총리의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총리실은 한 총리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이후 해명자료를 내고 “경위와 무관하게 국민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린 점을 사과한다”며 “동시통역기 볼륨이 낮아 외국인 기자들이 통역 내용이 들리지 않아 곤란해하자 한 총리가 기술적 문제로 회견이 지체되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취지에서 발언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희영 “주최 측 없어 축제 아닌 현상으로 봐야”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이태원 핼러윈 행사에 대해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닌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뭇매를 맞았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31일 MBC 인터뷰에서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며 “이태원 핼러윈 행사는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니라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해당 발언을 한 다음날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해 “관내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에게 송구하다”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수습에 힘쓰겠다. 수습이 완료되면 구청 차원에서 사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면밀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민 “경찰과 소방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문제 아니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책임 회피로 보이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 “경찰과 소방력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해 문제시됐다. 책임기관의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보일 수 있는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이후 해당 발언이 많은 비판을 받자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 자리에서 사과했다. 그는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국민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고 전했다.

남영희 “이태원 참사 원인은 청와대 이전”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다음 날 오전 참사 원인을 윤석열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이라고 주장해 비판 대상이 됐다.

남 부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는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며 “모든 원인은 용산 국방부 대통령실로 집중된 경호 인력 탓이다. 졸속으로 결정해 강행한 청와대 이전이 야기한 대참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축제를 즐기려는 국민을 지켜주지 못한 윤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며 “이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퇴하라”고 비난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오전 남 부원장의 게시글에 대한 지도부 입장에 대해 “회의에서 논의됐는데 개인 의견이고 그런 내용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쿠키뉴스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슬퍼합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언론이 해야 할 일을 하겠습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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