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모집에서 군 이동은 경쟁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시모집에서 군 이동은 경쟁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글‧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

기사승인 2022-11-16 08:56:20
대입전형 중 수시 모집에서는 수험생 1인당 6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지만 정시에서는 전형 실시 기간에 따라 ‘가/나/다’로 구분된 모집 군별로 1회씩 총 3번 이내의 지원만 가능하다(청운대 등 군외 모집 대학 제외). 지원 기회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모집군이 변경되는 경우 경쟁률과 입시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시 지원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군별 경쟁률 등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렇다면 군이 변하면 경쟁률에는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인문계는 나->다, 자연계는 가->다 이동 시 경쟁률 변화 커

진학사에서 최근 3개년(2020~2022학년도) 간의 180여 개 대학의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계열과 상관없이 일반적으로 모집 학과가 가군에서 다군으로 이동하는 경우 약 49%, 나군에서 다군으로 이동하는 경우 약 37%의 경쟁률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군에서 가군으로 이동 시에는 약 3%, 다군에서 나군으로 이동 시에는 약 6%의 경쟁률이 감소했다.

예를 들어 2022학년도에 3:1의 경쟁률을 기록한 A 대학의 B 학과(자연계열)가 2023학년도에 가군에서 다군으로 이동했다면 올해는 약 5.4:1 정도의 경쟁률(80.6% 증가)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다군에서 나군으로 군이 변했다면 경쟁률은 약 2.6:1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이런 군 이동에 따른 경쟁률의 변화를 계열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자연계열은 가군에서 다군 이동 시, 인문계열은 나군에서 다군 이동 시 증가 폭이 컸다. 다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하는 경우 인문계는 약 13.9%가 감소한 반면 자연계열은 10.6%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비해 다군에서 나군으로 이동 시에는 인문, 자연계열 모두 경쟁률이 감소했는데 특히 자연계열의 경쟁률 감소가 컸다.

가, 나군 간의 이동의 경우 나군에서 가군 이동 시 경쟁률이 증가하는 반면,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동 시에는 영향이 크지 않았는데 특히 인문계열은 경쟁률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정시 모집군 이동에 따른 경쟁률 변화. (단위: %) 최근 3개년 전국 대학 경쟁률 자체 분석 결과. 2022년 11월 9일(단, 경쟁률 1 미만 학과 제외)

서울 주요 15 대학 중 올해 군 변화가 있는 곳은?

서울 주요 대학 중 올해 군 변화가 있는 곳은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중앙대 등이다.

건국대는 다군에서 모집했던 미래에너지공학과, 스마트운행체공학과, 스마트ICT융합공학과, 화장품공학과 등이 나군으로 이동했고, 나군에서 모집하던 산업디자인학과는 다군으로, 영상학과는 가군으로 모집군을 변경했다.

경희대는 나군에서 모집하던 외국어대학, 전자정보대학,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이 가군으로 이동하고, 가군에서 모집했던 약학과는 나군으로 이동했다.

동국대는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불교학부, 정치외교학과, 약학과, 통계학과가 가군에서 나군으로, 건축공학부는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했다. 전년도에 다군에서 선발하던 AI융합학부가 멀티미디어공학, 컴퓨터공학과와 함께 광역 모집하면서 나군으로 변경됐다.

서울시립대는 스포츠과학과, 성균관대는 소프트웨어학과가 가군에서 나군으로 군을 변경했다.

숙명여대는 예체능계열 모집단위인 현대무용, 발레, 한국무용을 나군에서 가군으로 변경해 선발한다.

중앙대는 모집단위의 군별화가 많은 대학이다. 대부분이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하였는데, 도시계획부동산, 독일어문, 러시아어문, 문헌정보, 산업보안/인문, 수학, 역사, 영어영문, 유아교육, 일본어문, 중국어문, 철학, 프랑스어문, 화학 등 14개 학과가 이에 포함된다. 그 외에도 간호학과(인문/자연)는 다군에서 가군으로, 융합공학부는 다군에서 나군으로, 산업보안(자연)은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하는 등 학과별 군 변화가 많아 전년도 입시 결과 참고 시 주의가 필요하다.

경쟁률은 군의 변화뿐만 아니라 모집 인원, 전형 방법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지원 인원이 달라지기 때문에 군 변화만으로 올해의 경쟁률을 예상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본 분석 결과는 군이 변화하는 경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자료로 참고해 볼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에 분석한 내용과 더불어 전년 대비 모집인원의 증감,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등을 함께 고려한다면 올해 정시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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