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부상을 당한 김민재(나폴리)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김민재가 버티지 못하자 결국 한국 수비진도 같이 무너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가나 축구대표팀과 맞대결에서 2대 3으로 패배했다.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0대 0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가나를 상대로 승리 의지를 다졌지만, 고배를 마셨다.
축구팬들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민재의 출전 여부에 촉각을 세웠다.
김민재는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18분 누녜스를 따라가려다 넘어지면서 오른쪽 종아리에 부상을 입었다. 우루과이전이 끝나고 김민재는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지난 25일과 26일에는 호텔에 남아 회복과 치료에 전념했고, 마지막 훈련일인 27일에는 사이클만 탔다.
김민재는 한국 수비의 핵심이다. 상대 공격수와 계속해 부딪히며 공을 따내거나 수비 라인 조율하는 등 많은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6월 김민재가 없이 4번의 평가전을 치렀는데, 수비 불안 문제점을 크게 노출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당일 오전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김민재의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다행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종아리 부상의 여파로 김민재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상대 선수와 몸싸움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우루과이전과 같은 영향력이라 보기 어려웠다.
결국 김민재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한국의 수비도 흔들리기 시작했고, 전반 24분 모하메드 살리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조르당 아예우의 프리킥을 김민재가 머리로 끊어냈지만, 공이 제대로 뻗지 않으면서 살리수의 슛으로 이어졌다.
전반 34분 또 한 번 아예우의 크로스에 당하고 말았다. 아예우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골문 앞에 있던 모하메드 쿠두스가 머리로 살짝 방향을 틀어 추가 골을 넣었다. 아예우와 쿠두스를 수비수 모두 놓친 게 실점의 빌미였다.
조규성이 후반전에 2골을 넣으며 한국은 동점을 이뤘지만, 쿠두스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기드온 멘사의 땅볼 크로스를 이냐키 윌리엄스가 헛발질을 했지만, 페널티박스 오른쪽에 있던 쿠두스가 왼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 수비진의 대처가 미숙했다.
김민재는 경기 후반에는 제대로 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을 처리하고 나고 나서 몇 차례 주저 앉기도 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권경원(감바 오사카)과 교체돼 벤치로 들어와야 했다. 향후 김민재의 몸상태가 포르투갈과 3차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