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익산박물관(관장 최흥선)이 10일부터 ‘전북의 고대 성곽(城郭)’ 특별전시회를 개막했다.
5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1960년대부터 연구된 180여기의 전북지역 고대 성곽의 역사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성곽 관련 연구성과도 소개한다.
조선시대 관리인 양성지(1415~1482)가 우리나라를 ‘성곽의 나라’라고 했듯이 한반도 남부에는 현재 약 1,900여개의 성곽이 남아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고대를 중심으로 전북지역에서 확인된 옛 성곽의 특징과 함께 25개의 성곽에서 발굴된 유물 등 290건 380점의 전시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해 ‘1부: 시간의 울타리를 넘다’에서는 성곽의 성격과 용도, 기능 등을 살펴보고, 성곽을 쌓고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엿 볼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특히 고구려 연천 호로고루성 성돌·백제 진안 합미산성 성돌·신라 남원 아막성 성돌로 실제 성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성곽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집수정(물을 모으는 곳)에서 출토된 유물과 성곽에서 출토된 다양한 무기 등으로 성곽에서 생활한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2부: 역사와 문화를 쌓다’는 전북지의 고대 성곽을 산맥과 물줄기를 기준으로 크게 여섯 권역으로 구분, 25개 성곽에서 출토된 삼국시대~후백제 시기 유물을 전시한다.
고대 산성의 대부분이 백제의 도성인 부여와 익산을 중심으로 전북 동부지역으로 진출하는 주요 길목에 위치하고 있고, 백두대간을 경계로 신라의 산성들과 대치하는 특징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3부: 역사의 흔적을 간직하다’는 전북지역 성곽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이 지역 성곽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있다.
전북에는 백제의 왕궁인 익산 왕궁리유적과 이를 방어하기 위한 주변의 성곽들이 있고, 완주 배매산성과 같이 백제가 전북지역에 진출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점성, 사비기(538~660) 백제 지방통치의 중심인 5방성 중 중방성(中方城)으로 추정되고 있는 정읍 고사부리성의 의미를 밝혔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백제와 신라가 각축전을 벌였다는 증거인 남원 아막성, 백제가 금강상류를 사이에 두고 가야·신라와 격전을 펼쳤던 진안 와정토성과 같은 중요 성곽도 확인할 수 있다.
전북의 고대 성곽을 주제로 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내가 쌓는 성벽’과 ‘전북의 성곽 이야기’(매일 선착순 30명)가 상시 운영된다. 겨울방학을 맞아 오는 20일부터 2월 17일까지 매주 금·토요일에 ‘전북 고대 성곽 탐험’ 교육도 운영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익산박물관 누리집(iksan.museu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익산=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