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해임 두고 또 불거진 ‘윤핵관’ 논란
나경원 해임과 관련해 갈등의 ‘불씨’가 된 것은 나 전 의원이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밝힌 사직 소감 내용이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의 페북 발언은 일파만파 번졌다. 이에 ‘친윤 인사’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SNS를 통해 나 전 의원을 향해 “고독한 척, 외로운 모습을 연출하려는 시니리오는 너무나 통속적인 정치신파극”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장 의원은 이어 “나 전 의원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라며 "고민이 길어진다는 둥, 천천히 사색의 시간을 가져본다는 둥 간보기 정치가 민망해 보일 따름"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해외 순방 직전, 대통령의 등 뒤에 사직서를 던진 것은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사이 여론전을 해 보겠다는 속셈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장 의원의 발언에 나 전 의원도 화답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15일 “제2의 ‘진박’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는가”라며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된다”고 친윤 인사들을 저격했다.
같은 당 비윤 인사, 나경원 옹호 발언 잇따라
나경원 전 의원 해임에 당내 비윤 인사들도 비판하고 나섰다. 이언주 전 의원은 친윤 인사들과 나경원 전 의원 간의 갈등을 두고 “나경원 전 의원의 사표를 수리하면 될 일인데 굳이 '해임' 해서 불명예를 줄 필요가 있는가”라며 “국민의힘 지지층 30% 이상이 당대표로 지지한다고 하면 개인적 감정을 넘어 존중해야 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원칙”이라고 직격했다.
김웅 의원도 “오늘 대통령실에서 나 전 대표를 해임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민주당과 열심히 싸우던 나 전 대표의 과거 모습이 떠오른다”며 “그런 나 대표가 당대표 한 번 나오겠다는 것이 무슨 대역죄인가”라고 꼬집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윤핵관 말 안 듣는다고 곧바로 선배 정치인에다 대고 악담을 퍼붓는 장 의원님은 스스로 부끄럽지 않으신가”라면서 “지금 당이 친윤이니 비윤이니 반윤이니 갈려서 아사리판이 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윤핵관들의 호가호위 때문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야당인 민주당도 거들고 나섰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당권을 둘러싼 윤석열 정권 내분이 점입가경”이라며 “사퇴하겠다는 사람을 붙잡아 기어코 자기 손으로 해임하다니 참 잔인하다”고 밝혔다. 이어 “나 전 의원과 함께 어울리지 말라고 주홍글씨를 새긴 것”이라며 “자신의 손으로 직접 정치적 사망 선고를 내리겠다는 독심에 할 말을 잃는다”고 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