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결 4연패…일본과 격차는 ‘하늘과 땅’ [WBC]

맞대결 4연패…일본과 격차는 ‘하늘과 땅’ [WBC]

기사승인 2023-03-11 00:37:03
패배 후 고개를 숙인 한국 야구대표팀.   연합뉴스

또 일본을 상대로 무너졌다. 양 팀 간 격차는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졌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B조 2차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4대 13으로 완패했다. 전날(9일) 호주와 대결에서도 패배한 한국은 조 최하위로 떨어져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2013, 2017년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맛봤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4강 진출을 목표로 삼았지만, WBC 3회 연속 조기 탈락을 눈앞에 두게 됐다. 남은 두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라도 호주나 일본과 승률이 같을 경우, 승자승 원칙에 따라 밀릴 가능성이 높다.

이날 경기는 두 팀의 전력 차가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는 대회였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국가였다. 미국, 도미니카 공화국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2021년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MVP 오타니 쇼헤이를 필두로 ‘영원한 에이스’ 다르빗슈 유, 퍼펙트 게임의 주인공 사사키 로키, 전 시즌 일본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최상의 라인업을 꾸렸다. 메이저리거인 센가 코다이와 스즈키 세이야가 빠졌음에도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한국도 최정예 멤버를 꾸렸지만 일본과의 격차는 상당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대회 개막 전 한국이 일본을 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많은 해외 매체들은 한국의 전력을 7위~10위권으로 평가했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바라는 팬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산산조각났다.

이날 한국은 3회초에 양의지의 홈런과 이정후가 추가점을 뽑아냈지만, 3회말 곧바로 일본 타선에 사사구 3개와 안타 3개로 순식간에 4점을 빼앗겨 3대 4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5회 2점을 더 내준 뒤 6회 대거 5실점했다. 7회에도 2점을 허용했다.

불안하던 마운드는 결국 국제무대에서 제 힘을 쓰지 못했다. 호주를 상대로도 8실점을 하면서 무너졌고, 일본에게는 무려 13점을 내줬다. 피안타는 13개에 달했고 사사구도 9개를 헌납했다. 나오는 투수마다 제구 난조로 고전하는 탓에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반면 일본은 선발투수 다르빗슈가 3이닝 3피안타(1홈런) 3실점(2자책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뒤이어 등판한 이마나가 쇼타가 3이닝을 3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묶었다. 이후 마운드를 지킨 우다가와 유키, 마쓰이 유키, 다카하시 게이지가 나란히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국 보다 투수들이 체격이 작아도 150㎞가 넘는 강속구를 뻥뻥 던졌다.

타선의 격차도 컸다. 한국은 이날 6개의 안타를 때리는 데 그쳤다. 한국의 중심 타자인 박병호와 김현수는 이날 무안타로 침묵했다. 메이저리거인 김하성과 에드먼 역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반면 일본은 멀티 히트(2안타) 이상 때려낸 타자가 6명이나 됐다. 라스 눗바 4타수 2안타 1타점, 곤도 겐스케 3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오타니 3타수 2안타 1타점, 요시다 3타수 3안타 5타점 등 중심 타선의 화력이 빛났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일본과 국가대항전에서 4연패를 기록했다. 2019 프리미어12에서만 두 번 만나 모두 졌다. 슈퍼라운드에서 8대 10으로, 결승전에서도 3대 5로 무릎을 꿇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준결승전에서도 일본에 2대 5로 패했다.

두 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 같다는 전망도 따르고 있다.

한국은 국제 무대에서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은 은퇴에 가까워 지고 있는 데 바통을 받아줄 에이스급 선수들이 사실상 전무하다. 사실상 세대 교체에 실패했다 봐도 무방하다. 반면 일본은 오타니를 필두로 한 황금기에 도달했다. 이들을 뒷받쳐줄 신진급 선수들도 계속해 등장하고 있다.

일본은 계속해서 미국 무대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한국은 기대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국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차기 시즌이 끝나면 미국 무대에 도전하는 가운데, 다음 주자가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

한국 야구의 전설이자 KBS의 해설을 맡은 박찬호는 경기가 끝난 뒤 “호주전 보다 참담하다. 너무 부끄럽고 아프다. 이게 한국 야구의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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