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배송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종합 유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배송 관련 업체를 인수하는가 하면, 기존 배송 시스템이 마련돼 있던 기업들은 ‘빠른 배송’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 쟁점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y는 최근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를 인수했다. hy는 메쉬코리아 인수를 통해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1만1000명 규모의 '프레시 매니저'에 더해 1만명 수준의 부릉 라이더까지 총 2만명이 넘는 배송 인력을 갖추게 됐다. 물류거점도 hy의 600여 곳에 메쉬코리아의 500여 곳을 합쳐 약 1000곳으로 늘어난다.
hy는 메쉬코리아 인수로 물류망을 확대해 자사 상품을 넘어 면도기, 화장품, 식음료품 등 타사 상품까지 배송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프레시매니저는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전달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이용하는 전동카트는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부릉에 비해 배달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hy는 메쉬코리아 인수를 통해 배송 서비스 경쟁력을 보다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hy 관계자는 "메쉬코리아의 인수를 통해 IT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레시매니저 배송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 프레시 매니저와 물류사업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다방면에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로봇기업 로보티즈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로보티즈 사옥에서 ’물류 배송 서비스 로봇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최근 체결했다. 양사는 △오피스 건물 택배 배송 △마트/슈퍼/MFC(도심 소형 물류센터) 근거리 빠른 배송 △실내외 연계를 통한 완전 로봇 배송 등 다양한 물류 환경에서 운영 가능한 물류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고 실증과 사업화할 계획이다.
기존 배송 시스템이 마련돼 있던 기업들은 ‘빠른 배송’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이를 강화하고 있다. 익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이커머스 업체 쿠팡은 지난달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쿠팡은 일부 배송 차량에 DTG(모바일 운행기록계)를 장착하고 수집된 운행정보와 운전 습관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차량과 운행, 운전자 정보를 분석하여 교통안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티몬도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와 손잡았다. 이곳에 입점한 상품은 오후 2시 전 주문하면 당일 상품이 출고돼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다. 현재 69개의 상품이 입점해 있는데 향후 패션·뷰티·생활 등 주문이 많은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상품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11번가는 지난해 6월부터 경기도 파주, 인천, 충남 대전에 물류센터를 임대해 물건을 직매입한 후 익일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을 전개하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슈팅배송 거래액은 직전 분기 대비 57% 증가해 고객 수요가 늘고 있어 지속해서 직매입 상품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체들의 빠른 배송은 그 업체만의 강점이 아니라 당연한 서비스로 인식이 되어 가는 분위기”라며 “이에 기존 빠른 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업체들은 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교통 관련 업무협약을 진행하고, 기존 업체들은 거점 확보를 위해 배달업체 인수를 해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는 제2의 배송 전쟁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소비자에게 누가 더 빠르고 쉽고 정확하게 배송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