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즌 만에 승격을 이뤄낸 대전 하나시티즌이 올 시즌 프로축구 무대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대전은 지난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3’ 7라운드 울산 현대와 홈경기에서 이진현, 이현식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 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대전은 4승 2무 1패(승점 13점)로 3위로 올라섰다.
대어를 낚은 대전이다. 울산은 대전과 맞대결을 하기 전 개막 6연승을 달리면서 단독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울산은 대전을 상대로 K리그 개막 최다 연승 타이기록(7승) 달성에 도전했지만, 대전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지난 시즌 K리그2(2부리그)에서 8년 만에 승격을 이뤄낸 대전은 개막 전만 하더라도 하위권 후보로 분류됐다. 겨울 이적 시장 대대적인 영입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K리그2에서 나란히 19골을 넣으며 경쟁력을 입증한 티아고, 유강현을 데려오는데 그쳤다. 이민성 대전 감독도 시즌 전 “올 시즌 목표는 잔류”라고 말하기도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대전의 경기력은 K리그1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70골을 올리며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던 대전은 K리그1에서도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우고 있다. 7라운드까지 16골을 넣으며 현재 최다득점팀에 올라있다.
대전의 공격 축구는 라인을 끌어올려 시도하는 ‘전방 압박’부터 시작된다. 90분 내내 하프라인 위부터 강하게 압박을 해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고 역습을 전개해 골을 넣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방 압박은 ‘양날의 검’과 같다. 전방에서 압박이 실패하면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간격이 멀어져 실점 위기까지 이어진다. 또한 전방 압박은 선수들의 체력을 빠르게 소진시켜 경기 내내 사용하기엔 리스크가 크다. 올 시즌 대전은 수원 삼성(13실점)에 이어 최다 실점 2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전은 실점의 위험을 무릅쓰고 계속해서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한 공격을 시도한다.
울산전에서도 대전의 팀 컬러는 명확하게 드러났다. 울산과 전력 차에도 이날 전방 압박 강도를 유지하면서 맞불을 놨다. 대전은 추격을 위해 몰아치는 울산을 상대로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공격으로 맞받아쳤고 덕분에 팬들은 두 팀이 쉼 없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 감독은 울산 전이 끝난 뒤 “우리 팀 선수 구성상 공격적으로 했을 때 더 좋은 모습이 나온다. 계속 그런 구상을 유지하겠다”며 “하프타임에 또 ‘내려서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공격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했다”고 철학을 밝혔다.
이어 “상대에 주도권을 다 내주고 경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내려가지 말고 더 높은 위치에서 해주길 바란다고 하니 선수들도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며 ‘공격 축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전의 화끈한 축구는 축구팬들까지 사로잡고 있다. 대전의 시즌 평균 관중은 1만4850명이다. 4번의 홈 경기 중 3번의 홈 경기에서 1만 관중을 넘겼다. 울산전에서는 1만6359명의 팬이 입장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