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감독 경질까지 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노렸지만, 여전히 최악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수원 삼성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3’ 8라운드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서 1대 3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수원은 2무 6패(승점 2점)를 기록, 여전히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수원은 지난 18일 이병근 감독을 성적 부진의 이유로 경질했다. 수원은 올 시즌 개막 후 리그 7경기에서 2무 5패로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지난 12일 K리그2(2부리그) 안산 그리너스와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승리를 거둔 게 전부다. 수원 구단은 시즌의 4분의 1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 감독을 대신해 최성용 수석 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겼다.
최 감독 대행은 서울전을 앞두고 “이병근 감독님이 팀을 떠나신 점과 팀이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책임이 자유롭지 않다.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그것 또한 사치다. 지금은 우리가 다시 나아가는 시작점이다. 마음은 아프지만 긍정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경기 초반만 하더라도 수원은 서울에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이기제를 윙어로 활용하고 스리백과 변형 포백을 오가는 전술적인 변화를 줬다. 라이벌 매치인 만큼 경기 초반부터 강도 높은 압박을 통해 서울의 공격을 저지했다. 선수들도 이 감독의 경질에 책임감을 느꼈는지 더욱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울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수원은 조급했던 반면, 서울은 여유가 넘쳤다.
결국 수원은 전반 37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오던 서울의 공격을 저지하지 못한 채 나상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어 후반 7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처리하지 못하고 황의조에게 2번째 골을 내줬다.
후반 37분 팔로세비치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은 수원은 후반 43분 뮬리치가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경기를 따라잡기엔 무리였다.
이전 경기와 비교해 수원의 경기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의 압박에 좀처럼 앞으로 전진하지 못했다. 최 감독 대행은 선수 교체, 포메이션 변화 등을 통해 변화를 줬지만 소용이 없었다. 연달은 실점에 선수들의 분위기가 쳐졌고, 추격하려는 의지마저 실종됐다.
선수들의 분위기마저 처지면서 수원의 경기 템포도 점점 느려졌다. 후반 15분경 하프라인 밑에서 공을 몇 차례 돌리자 수원 팬들은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보냈다.
최 감독 대행은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다. 나 또한 계속 고민해야 할 듯 하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부담감과 패배의식을 극복할 수 있을지 다시 고민하고 선수들에게 힘이 되게 방법을 찾아보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운동하고 있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코칭스태프에서 선수들이 기죽지 않고 포기하지 않게 고민하고 선수단에 무엇을 줄 수 있을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