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르’, ‘니코’, ‘자야’ 고정 밴(Ban). 상승세의 T1을 잠재우는 방법은 예상 외로 간단했다.
T1은 20일 오후 3시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젠지e스포츠(젠지)와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0대 3으로 완패했다.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치고도 난적을 차례로 꺾으며 결승까지 오르는 등 ‘미라클 런’을 펼쳤지만, 우승까지는 역부족이었다.
미드 라인에서의 챔피언 선택지를 늘리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T1은 전날 3대 2로 승리한 KT 롤스터와의 최종결승진출전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1‧2세트 완승을 거뒀지만, 상대가 ‘아지르’ 픽을 봉쇄한 3세트부터는 크게 고전했다. 대체해 꺼낸 ‘카시오페이아’, ‘니코’는 위력적이지 않았다.
이를 파악한 젠지는 결승전 3개 세트 내내 1 페이즈 밴 카드를 아지르와 니코에 할애했다. 여기에 T1의 필승 카드로 분류되는 ‘자야’도 틀어막았다. T1은 ‘제이스’, ‘아리’, ‘탈리야’, ‘아펠리오스’, ‘드레이븐’으로 대응에 나섰으나 픽의 이유를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젠지는 ‘카밀’과 ‘사일러스’, ‘닐라’ 등 다양한 픽으로 T1을 손쉽게 요리했다.
경기 후 젠지의 고동빈 감독은 “플레이오프가 진행되면서 아지르와 니코, 자야가 T1이 되게 잘하는 픽이라고 생각했다. ‘페이커(이상혁)’ 선수나 ‘구마유시(이민형)’ 선수가 특히 잘하는 픽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플랜 중에 그걸 자르는 플랜이 처음부터 잘 먹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선 결승진출전에서 T1이 보여준 패턴들을 통해 파훼할 수 있었다. 아지르나 니코를 많이 선호한다는 걸 알 수 있어서 준비하는 게 쉬웠다”고 덧붙였다.
T1은 측은 저격밴을 예상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임재현 T1 감독 대행은 “자야, 니코, 아지르가 밴 될 것이라고 가정을 해 놓고 밴픽 회의를 했다. 그런데 젠지 측에서 ‘아트록스’를 대응할 만한 픽들을 1세트에 잘 준비했다. 2세트 같은 경우는 상체 밸류보다는 바텀 밸류를 높이는 쪽으로 했는데 그게 잘 풀리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대전=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