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 드라마 ‘악귀’로 흥행…야간관광 콘텐츠로 급부상

안동 하회마을 드라마 ‘악귀’로 흥행…야간관광 콘텐츠로 급부상

기사승인 2023-08-22 13:09:58
선유줄불놀이. (안동시 제공) 2023.08.22

경북 안동시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이 드라마 ‘악귀’의 흥행에 힘입어 화제의 관광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악귀 마지막 화는 전통 불꽃이 휘황찬란하게 흩날리는 '선유줄불놀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끝을 맺어 관심을 모으고다.

선유줄불놀이, 전통 ‘불멍’이 보여주는 풍류의 멋

선유줄불놀이는 조선시대 양반들이 배를 띄우고 시를 읊으며 즐긴 한국식 불꽃놀이이다. 부용대 정상과 만송정을 잇는 230m의 부채살 모양 다섯 가닥 줄불이 허공에서 한마디씩 타오르며 황홀한 광경을 연출한다. “낙화야” 함성과 함께 70m 부용대 정상에서 떨어지는 불덩이는 부용대 절벽에 부딪혀 사방으로 흩어진다. 

게다가 강물 위에서는 달걀 껍데기 속에 기름을 묻힌 솜을 넣고 불을 붙인 수백 개의 달걀불이 떠다니며 몽환적 감명을 전한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병풍처럼 펼쳐진 부용대 절벽을 배경으로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낙화놀이는 탄성과 환호성을 자아낸다.

하회마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른 전통 마을

풍산 류씨 집성촌인 하회마을은 박제된 문화재가 아닌 그야말로 600년을 이어온 전통과 문화가 주민들의 생활에 배인 곳이다. 도처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한국문화는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큰 원동력이었다.

하회마을은 낙동강이 큰 원을 그리며 산을 휘감아 연꽃이 물 위에 뜬 형상처럼 아름답다는 이야기와 함께 길지로 여겨졌다. 마을 입구를 들어서면 하동고택과 남촌댁, 양진당, 충효당 등 유서 깊은 대종택부터 소작인들이 살던 초가까지 다양한 전통 주택이 빼곡하다.

보물로 지정된 곳이 두 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곳이 아홉 채다. 3월부터 12월까지 매주 화~일요일 오후 2시에는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선정됐다. 이를 모티브로 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도 올해 원도심 일원에서 10월 2일부터 9일까지 펼쳐질 예정이다.

하회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부용대. (안동시 제공) 2023.08.22

부용대, 낙동강 너머 하회마을을 굽어볼 수 있는 절벽

하회마을 강 건너 부용대 정상에 올라서면 마을 전체를 조망하는 수려한 경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부용대라는 이름은 중국 고사에서 따온 것으로 부용은 연꽃을 뜻한다. 인근의 옥연정사와 겸암정사에 들러보는 것도 놓칠 수 없다. 옥연정사는 조선 중기의 대학자 류성룡이 세운 서당이고, 겸암정사는 류성룡의 형 류운룡이 지은 정사다.

만송정,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아름다운 소나무숲

만송정 숲은 겸암 류운룡이 부용대와 마을 사이에 조성한 숲으로 조선 선조 때 1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천연기념물 제473호로 지정돼 있다. 낙동강에 휘감기듯 길게 펼쳐진 소나무 군락지는 은은한 솔향이 바람을 타고 실려 오는 고요하고 편안한 휴식처이다.

올해 7월까지 하회마을 방문객은 총 25만767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만7670명에 비해 약 13% 증가했다. 지난 1년간 하회마을 방문객은 49만62명이다.

올해 선유줄불놀이는 하회마을 만송정 일대에서 오는 8월 26일에 이어 9월 30일, 10월 7일, 10월 28일 밤 8시부터 시연될 예정이다.

유한철 하회마을보존회 사무국장은 “최근 불볕더위에도 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선유줄불놀이가 있는 날이면 1만 명의 가까운 인파가 마을을 가득 메운다”며 “세계문화유산인 마을을 온전히 보전하고 방문객들이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
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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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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