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가 갈망하던 첫 승을 6개월 만에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 내용은 불안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32분에 나온 조규성(미트윌란)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 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6경기 만에 첫 승리를 올렸다. 지난 2월 한국 사령탑에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에서 3무 2패로 좀처럼 이기지 못했다. 한국은 최근 5연패 부진에 빠진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선발 명단은 지난 8일 웨일스전과 비교해 딱 한 자리만 바뀌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돼 귀국한 홍현석(헨트) 대신 황희찬(울버햄튼)이 선발로 나섰다.
한국은 한 수 아래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경기를 주도했다. 전방에서 손흥민(토트넘)과 조규성을 중심으로 한 공격 축구가 통하는 모습이었다. 측면에서도 이재성(마인츠)가 바쁘게 움직이며 기회를 만드는 데 노력했다.
하지만 세밀함이 부족했다. 전방에서 선수들끼리 호흡이 맞지 않아 득점 기회를 여럿 놓쳤고, 슈팅 기회는 계속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비에 막혔다.
선제골도 운이 따랐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재성이 상대 수비를 흔든 뒤 가운데로 공을 보냈다. 이를 황인범이 골 문앞으로 로빙 패스한 공이 상대 수비 맞고 굴절됐고, 조규성이 머리로 마무리 지었다.
이날 한국은 슈팅 수가 19대 7, 유효 슈팅이 9대 2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딱 한 번 밖에 사우디아리비아 골문을 열지 못했다.
중원의 합도 아쉬웠다. 기존의 황인범에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박용우(알 아인)을 적극적으로 기용하하고 있다. 하지만 두 선수의 합이 완벽하지 않다. 황인범이 공격을 전개하다가 고립되는 상황에서 돕기 위해 박용우가 움직이는 경우도 거의 볼 수 없었다.
수비 불안도 여전했다. 경기 도중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세도 수비진이 몸을 날려 간신히 막기도 했다. 웨일스전 보다는 움직임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몰아치는 상황에서는 쩔쩔 매는 모습이 역력했다.
무엇보다 여전히 클린스만 감독만의 색깔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공격 축구를 천명한 그였지만, 여전히 빌드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격 축구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6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지만, 이날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어야 할지도 모른다. 여전히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까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9월 일정을 마친 한국은 오는 10월 국내에서 튀니지(13일), 베트남(17일)과 2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