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탈락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노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윈저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북한과 8강전에서 1대 4로 졌다.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안게임 4강 무대에 오르지 못한 건 5위로 마친 1998 방콕 대회 이후 25년 만이다. 또한 한국 여자축구는 북한과의 상대 전적서 1승 3무1 6패, 아시안게임 여섯 번 맞대결서 전패라는 일방적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회 직전에는 갑작스런 대진표 변경이라는 황당한 상황도 맞았다.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 C조의 캄보디아가 대회를 포기하면서 8강 대진표가 변경됐고, 한국은 유력하던 일본 대신 북한을 상대하게 됐다.
벨 감독은 북한을 상대로 베테랑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을 센터백으로 내리는 변칙 전술을 꺼내들었다. 손화연(현대제철)이 최전방 공격을 이끌었고 전은하(수원FC), 최유리(현대제철), 천가람(화천 KSPO)이 2선으로 배치됐다.
장슬기(현대제철)와 지소연(수원FC)이 중원 미드필더로 나섰고, 박은선을 포함 추효주, 심서연(이상 수원FC), 김혜리(현대제철)이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정미(현대제철)이 꼈다.
경기 초반 한 차례 신경전을 포함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고, 한국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김혜리의 코너킥이 북한의 안명송 다리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박은선이 공중에서 싸워준 덕분에 안명송은 공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20분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얻은 프리킥을 북한의 리학이 직접 슈팅해 한국의 골문을 뚫었다. 스코어는 1대 1.
팽팽하던 승부는 전반 40분 한국의 갑작스러운 퇴장으로 북한 쪽으로 기울었다. 한국의 공격수 손화연이 길게 날라온 공을 쫓다가 북한 골키퍼 김은희와 충돌했다. 그런데 심판은 손화연에게 경고를 줬다. 2번째 경고를 받은 손화연은 퇴장됐다. 당시 손화연이 김은희보다 빠르게 앞서 쇄도한데다, 손화연이 김은희의 펀칭에 머리도 맞았던지라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수적 열세에 놓인 한국은 전반전을 1대 1로 마쳤지만, 후반전에는 북한의 일방적인 분위기가 펼쳐졌다. 북한은 계속해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한국은 몸을 아끼지 않는 선방으로 동점을 유지했다.
잘 버티던 한국은 후반전 막바지 무너졌다.
후반 36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뒤로 흐른 공을, 북한의 안명송이 달려들며 역전골을 넣었다.
한국은 남은 시간 공격을 시도했지만, 북한의 빠른 역습에 오히려 실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후반 45분 리학에게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내줬고, 후반 추가시간 김경영에게 페널티킥 쐐기골까지 내주며 무너졌다. 결국 한국은 1대 4, 3골 차 대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