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동갑 콤비’ 신유빈(대한항공)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가 탁구 여자 복식에서 21년 만에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세트 스코어 4대 1(11-6 11-4 10-12 12-10 11-3)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신유빈-전지희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석은미-이은실 이후 21년 만에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됐다.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중국이 조기 탈락한 가운데 한국은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 키하라 미유 조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4대 1로 제압하고 결승에 선착했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여자 복식 세계 랭킹 1위인 였지만, 쉽게 이긴다고 장담을 할 수 없었다. 베일에 쌓인 북한의 전력을 알 수 없었기 때문. 게다가 북한이 결승까지 올라올거라 예상한 이는 극히 드물었다. 그렇지만 신유빈과 전지희는 오랫 동안 맞춘 호흡으로 때로는 정교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플레이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한국은 첫 게임에서 3-3으로 맞서다 내리 4점을 더해 7-3으로 앞서나갔다. 이후 10점에 먼저 도달한 한국은 10-6에서 신유빈이 백핸드로 공격을 성공시켜 첫 게임을 따냈다. 흐름을 탄 한국은 두 번째 게임에서 더욱 쉽게 풀어갔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세트 스코어 2대 0을 만들었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3세트에 다소 고전했다. 북한의 허를 찌르는 공격을 당해내지 못했다. 승부를 듀스까지 끌고 갔지만, 먼저 2실점을 내주며 한 세트를 내줬다.
동점이 되거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운명의 4세트. 북한은 3세트의 흐름을 4세트에도 이어갔다. 한국 역시 신유빈과 전지희의 적극적인 공격으로 맞섰다. 한국이 10-9로 앞선 상황에서 북한의 드라이브가 제대로 꽂히면서 승부는 듀스로 이어졋다.
하지만 이번엔 한국이 웃었다. 신유빈의 빠른 공격으로 먼저 1점을 낸 한국은 다음 턴에서 북한의 리턴이 벗어나면서 세트 스코어 3대 1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침착했고, 패색이 짙은 북한은 흔들렸다. 한국은 초반 연달아 공격을 성공시켜 6-1 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승부의 추가 기운 상황에서 한국은 더욱 과감한 공격으로 북한의 빈 곳을 찌르면서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여자 복식을 끝으로 탁구 종목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막을 내렸다. 한국 탁구는 이번 대회에서 한 뼘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전 종목 입상에 성공했다. 전 대회에서는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에 그쳤는데, 이번에는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 등 총 8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지난달 25일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시작으로 26일 남자 단체 은메달, 29일엔 혼합 복식에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그리고 1일엔 여자 단식 동메달과 남자 복식에서 은메달을 추가했고 마지막 2일엔 남자 단식에 나선 장우진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신유빈과 전지희가 금메달로 방점을 찍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