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는 오래전부터 ‘산성’이라 불려왔다. 팀을 맡고 있는 김주성 감독이 선수로 활약하던 시절부터 높이가 좋은 선수들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내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앞선 뿐만 아니라 골밑 자원들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기동타격대’ 같은 스타일로 변모했다.
원주 DB는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안양 정관장과 맞대결에서 97대 80으로 승리했다.
DB는 지난 24일 서울 SK에게 패배하면서 7연승이 좌절됐지만, 연패 위기를 넘기고 14승(2패)을 달성하는 동시에 16경기 만에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또한 정관장전 11연패 사슬도 끊어냈다.
이상적인 경기였다. DB는 강상재(10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 김영현(12점 5리바운드), 김종규(14점 3리바운드), 이용우(12점 4리바운드), 이션 알바노(11점 8어시스트), 디드릭 로슨(15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 제프 위디(12점 3리바운드 2블록) 등 주요 선수 7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이날 DB는 39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24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한 정관장을 압도했다. 페인트존 득점도 이날 무려 52점에 달했다. 또한 7개의 블록을 기록하는 등 골밑 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골밑 싸움 뿐만 아니라 이날 DB는 발 빠른 농구로 KGC를 제압했다.
올 시즌 DB는 경기 당 팀 속공이 5.8번으로 가장 많은 속공을 구사하고 있는 팀이다. 골밑에서 빅맨들이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면 가드진이 곧바로 속공으로 달려나가 득점을 쌓는다.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다.
가드진만 속공에 참여하는 게 아니다. 김종규, 강상재, 로슨까지 2m가 넘는 장신들이 언제든지 달려 속공을 마무리할 수 있는 팀이다. 이들은 속공이 아니어도 언제든 외곽에서 골밑까지 들어가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아울러 자신의 득점 뿐만 아니라 팀원들의 공격도 살릴 수 있다. 골밑에 있는 동료들을 위해 패스를 건네기도, 또 외곽에 있는 선수들을 향해 패스를 뿌려 득점을 올리기도 한다.
특히 강상재는 농구에 눈을 새롭게 뜬 모습이다. 지난 시즌 평균 2.4개의 어시스트를 올린 강상재는 올 시즌에는 3.7개로 기록이 올랐다. 특히 이날 강상재는 어시스트를 무려 6개나 배달했다. 인-아웃을 가리지 않고 플레이를 하며 팀의 상승세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이상적인 농구를 펼치면서 DB는 시즌 전 예상을 깨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위 창원 LG와 격차는 3.5경기차로 벌어졌다. 다음달 2일에는 2위 LG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킬 기회를 잡았다. 기동타격대 DB가 초반 레이스에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