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를 차지한 김영권(울산)이 미래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울산 현대의 김영권은 4일 서울 송파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3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7일 K리그 개인상 후보선정위원회를 열어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11 부문의 4배수 후보를 선정 및 발표했다. 선정된 후보들을 대상으로 각 구단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를 통해 최종 수상자가 선정됐다.
경쟁은 상당히 치열했다. 감독 6표, 주장 4표, 미디어 55표를 받아 44.13점을 받았는데, 2위 제카(포항, 41.76점)과 격차는 단 2.37점에 불과했다.
김영권은 2010시즌 일본 J리그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중국과 일본 등을 거쳐 지난 2022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데뷔했다. 김영권은 본인의 K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K리그1 베스트11 수상에 이어 올 시즌에는 MVP 자리까지 오르는 영광을 차지했다.
김영권은 올 시즌 32경기에 나서 1득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비로 울산의 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김영권은 올 시즌 패스 2,268개를 성공시켰는데 해당 수치는 K리그1 전체 3위이자, 팀내 1위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소감을 전하다 아내 이야기를 꺼낼 때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훔쳤던 김영권이다.
김영권은 이와 관련해 “가정적으로 최대한 살려고 노력을 하는데, 축구 선수다 보니 그게 잘 안 된다. 소홀하게 되는 점도 분명히 있다”라면서 “그러다보니 아내가 신경써야 하는 일이 많아 진다. 아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티 한 번 내지 않고 나를 위하는 게 보였다. 그래서 더 울컥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아내가 (시상식이 끝나고) ‘내년에는 더 잘해야겠다’고 쐐기 아닌 쐐기를 박았다. 그에 대한 책임이 들었다. 내년에는 올해 했던 것 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영권은 올 시즌 도중 중동 측에서 이적 오퍼를 받기도 했다. 거액의 이적료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는 울산 잔류를 택했다.
그는 “사실 오퍼가 왔을 때 사람인지라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렇지만 감독님과 2~3시간에 달하는 면담을 한 후에 안 가기로 결정했다. 당시에 감독님의 경험과 인생의 중요한 시기의 선택에 대해 많이 배웠다”라면서 “이적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가 없다. 여기에 남아 있기를 잘했다고 느낄 정도로 감독님이 잘해주셨다. 금전적인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그것과 바꿀 수 없는 MVP라는 자리로 충분히 충족이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시상식 말미에 “내 축구선수 생활의 마지막 페이지는 이제 시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영권은 “아직 이루지 못한 것 중 오는 1월에 있을 아시안컵이 현재 시점에선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 같다”라면서 “울산에서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입단했다. 작년에는 아쉽게 조별 예선을 탈락했다. 올해는 아직 기회가 있다. 남은 경기에 이겨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잘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항상 하는 말이지만 팬들이 나를 보고 ‘김영권은 한국 축구에 진심이었구나’라는 생각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송파=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