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에 증시 널뛰기…코스피 3000 회복 관건은 ‘반도체’

금투세 폐지에 증시 널뛰기…코스피 3000 회복 관건은 ‘반도체’

尹 대통령 “금투세 폐지 추진” 발언, 당일 증시 상승세
다만 일시적 효과에 그쳐, 2거래일 연속 내림세 전환
증권가 “1분기 전후 중요해…실적 전망 방향 잡히기 때문”
“반도체 회복에 따라 코스피 3000도 가능해”

기사승인 2024-01-05 06:00:16
4일 국내 증시 마감 현황. 연합뉴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발언에 개인투자자들이 기대감을 가졌으나 증시는 일시적 반등에 그쳤다. 증시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강세장 전환 여부가 올해 1분기 전후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실적 회복 강도에 따라 코스피 3000선 회복 가능성을 점치는 상황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인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의 금융투자상품으로 얻은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제도다. 수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으면 양도차익에 대해 20%를 과세한다. 3억원을 초과할 경우 25%의 세율이 적용된다. 

금투세 폐지가 확정되면 현행과 동일하게 국내 주식 시세 차익에 대해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금투세는 법 제정과 동시에 개인 투자자들이 격렬히 반발한 문제적 제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지난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5%(14.53p) 상승한 2669.81에 마감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도 1.43%(12.36p) 오른 878.93을 기록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시장 친화적인 스탠스가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한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내 증시는 다음 거래일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 3일 코스피는 2.34%(62.50) 내린 이후 4일에도 0.78%(20.29p) 하락해 2587.02까지 주저앉았다. 같은 기준 코스닥도 각각 0.84%(7.36p), 0.61%(5.32p) 내려간 865.25로 확인됐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IT업종 주가가 약세를 시현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3월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기존 11.5%에서 23.2%로 높아지면서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의 축소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의 강세장 본격화 여부가 1분기 전후에 판가름 될 것으로 전망한다. 통상 해당 시기에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아울러 연간 실적 윤곽이 드러나는 시기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전년도 10월 이후 그해 연말까지 실적 추정 패턴을 보면 2010년 이후 상향조정의 케이스는 평균 26.9%, 하향 조정은 평균 18.4%가 재조정됐다”며 “특이점은 이 시기에 잡힌 실적 전망의 방향이 연말까지 그 추세가 연장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2분기 이후에는 반전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라며 “실적 기대감이 있는 올해 1분기말 전후가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은 반도체 중심의 올해 실적 개선세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전망한 2024년 반도체 예상 순이익(지배기준)은 35조700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예상 이익의 21% 수준이다. 

만약 반도체 호황기였던 지난 2022년과 같은 약 60조원의 실적을 올해 반영하면, 코스피 내 이익 비중은 31%에 육박한다. 이는 코스피 자기자본수익률(ROE) 10% 수준의 회복을 의미한다.

이 연구원은 “만약 금리가 3.1%로 추가 안정화되고 반도체의 빠른 회복으로 200조원에 가까운 이익(ROE 9.0~9.5%)이 달성된다면, 코스피의 적정가치는 2811~2987선까지 도출된다”며 “반도체의 회복 강도에 따라 코스피 3000선 회복 시도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업종이 더 오르게 되면 코스피는 3000선에 육박하게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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