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모바일 갈아타기에 많은 고객이 몰리고 있다. 3%대 저금리에 일부 은행은 첫 달 이자를 대신 납부해 주는 지원까지 내놓으며 고객 몰이에 나선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출혈경쟁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혼합형(고정금리 5년)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의 전날 금리는 연 3.494~ 3.824%, 변동형은 연 4.139~ 4.666%를 기록했다. 갈아타기 상품의 혼합금리 상·하단이 모두 연 3%대(3.49~3.82%)를 보이면서 많은 이들의 신청이 쇄도했다. 상품출시 첫날인 9일 한도 소진을 이유로 신청을 일시 중단했을 정도다.
카뱅이 최저 3%대 대출금리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주담대를 갈아타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0.7%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 영향이다. 카뱅은 0.7%p의 우대금리를 적용한 마이너스 가산금리(연 -0.361~-0.031%)를 반영해 3%대 갈아타기 상품을 선보였다.
인터넷은행 3사 가운데 케이뱅크도 혼합형 3.66~5.29%, 변동형 3.67~5.60% 수준의 상품을 출시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아직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고 있어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시중은행도 3%대 전용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혼합형만 놓고 보면 KB국민은행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은 최저 연 3.68%, 신한은행 ‘신한주택대출’은 3.44%, 하나은행 ‘하나원큐 아파트론’은 3.703%, 우리은행 ‘우리WON주택대출(갈아타기)’은 3.83%를 보였다.
신한은행은 카뱅보다 낮은 최저 연 3.44%의 금리에 갈아타기 첫 달 이자를 대신 지급해 주는 이벤트까지 진행하며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은행들이 갈아타기 고객을 잡기위해 저금리에 이벤트까지 진행하는 것은 주담대가 1000조원 규모에 달하고, 개별 대출액이 커 대규모 자금 이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높은 우대금리를 통해 은행들이 고객 확보에 나섰다”며 “마진을 포기하고 시장 선점에 나선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역마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들의 혼합형 금리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 3.844%(10일 기준) 보다 낮은 영향이다. 코픽스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도 4.00%에 달한다.
다만 은행들은 역마진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인은 관계자는 “역마진은 아니다”라며 “저원가성 수신과 인터넷은행으로 인프라 유지 비용이 적어 낮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쟁을 통해 금리를 낮춰보겠다는 정부의 취지에 발맞춰 낮은 금리에 상품을 공급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