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근 2024-02-07 06:00:20

“어른이 되었어요” 동명여고 졸업식 및 성년례

- 졸업식에서 한복입고 경건하게 치뤄 - “선생님 부모님 감사합니다” 두 손 모아 큰절  “모든 계자((筓者·성인이 되는 여자)들은 굴신례(屈身禮)를 드리시오” 강당 마이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따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졸업생들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공손하게 인사를 드린다. 이어지는 순서에 따라 두 손을 이마 위에 올리고 큰절을 올리기도 한다. 6일 오전 서울 은평구 동명여고 강당에서 뜻 깊은 졸업식이 열렸다. 101회 졸업식을 맞은 264명의 졸업생들은 모두 한복을 입고 졸업식에 참석해 성년례(成年禮)를 치렀다. 이 학교의 전통으로 졸업식 때 치르는 성년례는 어린이가 성장해 성인이 되었음을 선포하는 의식이다. 15세쯤 남아는 상투를 틀어 올려주어 이를 관례(冠禮)라 하고, 여아는 쪽을 지어 주고 비녀를 꽂아 주며 이를 계례(笄禮)라고 하는 어른이 되기 위한 전통 통과의례이다. 학교 측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무절제한 자유와 온갖 유혹을 받는 요즈음 세태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성숙의 기쁨과 더불어 성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졸업식을 맞아 매년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년례는 어린 뜻을 버리고 성인의 삶을 다짐하고 덕을 쌓도록 하는 의식인 가계례를 시작으로, 성인이 되는 남자에게는 술 마시는 법과 여자에게는 차 마시는 법을 가르치는 초례, 성년이 되는 계자들에게 당호를 지어주는 내당호례, 성년이 된 계자가 부모님을 비롯한 어르신들에게 어른이 됐음을 고하는 인사를 드리는 현우존장 순서로 진행됐다. 박선희 교장은 축사를 통해 “어둠에 묻혔다고 길이 사라진 건 아니다. 묵묵히 빗자루를 들고 눈을 치우다 보면 새벽과 함께 길이 나타날 것이다.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졸업생 여러분 우리 인생은 평탄한 길도 있고 굴곡진 길도 있다”면서 “개인의 성공은 역경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헤쳐 나가는 가운데 이루어다. 노력에 대한 결과가 비록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묵묵히 자신을 잃지 않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포기하지 않는다면 가장 넓은 길이 펼쳐질 것”이라고 덕담했다. 여느 졸업식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경건한 가운데 치러진 이날 졸업식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졸업생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성년례 의식 순서에 맞춰 예를 갖췄다.  특히 어른이 되어서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큰절을 올리는 현우존장(見于尊長) 순서에서 졸업생들은 관중석의 부모님을 향해 4배를 정성스럽게 올리자 참석자들은 이에 화답하듯 큰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 순서인 성년선언에 나선 이보섭 전 교감선생님은 264명의 졸업생들에게 “여러분들은 오늘 성년례를 치름으로써 성인이 되었음을 엄숙히 선언한다”면서“ 앞으로 고상한 인품과 덕성을 갖추는데 힘쓰고 명실상부한 인격체로서 우리 사회를 밝혀주는 동량이 되길” 당부했다. 한도희(19) 졸업생은 “학교와 친구들을 떠나 사회로 나갈 생각을 하니 서운하지만 한편 설레기도 한다”면서 “오늘 성년례를 치르면서 이제 초보 어른이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동창회장(49회)인 박경희 졸업생은 축사를 통해 “영광스러운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여러분들은 우리들의 희망이자 미래”라며 “앞으로 이 세상을 보다 더 살기 좋고 행복한 곳으로 만드는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사회 어느 곳에 임하더라도 동명의 자부심을 잊지 말아 달라”고 격려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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