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구기관장들과 만나 인구구조 변화와 기후금융 등 올해 금융산업의 새로운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국내 상장기업의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이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유발하고 있다며 주주보호와 기업가치 제고 달성을 위해 힘을 싣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28일 여의도 켄신텅 호텔에서 ‘연구기관장 간담회’를 열고 2024년 주목할 금융시장 트렌드로 △인구구조 변화 △기후금융 △사이버 보안 △AI 금융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꼽았다.
이 원장은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금융산업에도 자산규모 축소,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자본시장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고 있다”며 “금감원은 인구구조 등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하고자 2024년 1월 미래금융연구팀을 신설해 관련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도 금융감독 차원에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불완전 판매, 금융사기 대응 등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2024년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에 대해 이 원장은 “대외적으로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있으며 중국경제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대선, 중동사태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잠복하고 있다”며 “대내적으로는 과도한 가계·기업 부채와 부동산PF 부실화 위험 등이 우리 경제와 금융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금감원은 PF 사업성을 엄정히 평가할 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개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사업성이 현격히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충분한 충당금을 쌓도록 하고 정리·재구조화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멀지 않은 시점에 PF 사업장 재구조화 모범사례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DSR 제도를 내실화해 차주 채무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관행을 확립해 나가고자 한다”며 “공적·사적 채무조정 활성화 등을 통해 차주의 신용회복 및 재기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힘을 실었다. 이 원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지만 가장 대표적인 요인으로 국내 상장기업의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이 지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제 최근 10년간 주주환원율은 29% 수준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금감원은 ‘주주 보호’와 ‘기업가치 제고’ 달성을 위해 힘을 쓰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당 제도 개선 등 주주환원 제고 방안은 물론 주주총회 내실화, 주주와 이사 간 소통 촉진 등 국제표준에 맞는 기업지배구조가 정착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