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혁신 최전선’으로 꼽은 나이언틱(Niantic)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시장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 외에도 국내 다른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해 올해 적극적인 국내 진출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존 행키 나이언틱 CEO가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국내 미디어와의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공동 인터뷰에는 카오리 사이토 나이언틱 APAC 커뮤니케이션 리드도 함께 했다. 나이언틱은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를 개발한 미국 회사다.
존 행키 대표는 공식 인터뷰가 끝난 후, 한국 지사 설립 여부를 묻는 쿠키뉴스의 질문에 “여러모로 복잡한 문제”라면서도 “많은 국가의 여러 업체와 지역적 차원에서 협업하고 있다. 공식 법인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시장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서로 풀이된다. 그는 공식 인터뷰에서 “한국은 게임 시장이 크고 생태계 전반에 걸쳐 혁신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혁신 최전선인 것은 물론,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게임‧문화 등 여러 방면으로 트랜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성장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존 행키 대표는 “회사 매출에서 한국 시장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지 구체적으로 답하긴 어렵지만, 한국 중요도는 계속해 커지고 있다”면서 “몇 달 내로 지금보다 한국 주요 커뮤니티 그룹을 두 배로 늘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나이언틱은 최근 한국 이용자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이다. 지난달 16일부터 약 한 달 정도 삼성전자와 협업해 삼성 강남 4층 플레이그라운드에서 포켓몬 고 이벤트를 열었다. 이번 방문에서도 여러 기업과 물밑 접촉을 하고 있어 보인다. 존 행키 대표는 “구체적인 회사명을 말하긴 어렵지만 다른 회사들과도 협력하고 있다”면서 “삼성과도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R 기술에 집중할 의지도 내비쳤다. 올해 중요한 의제로 ‘AR 기술’을 꼽았다. 나이언틱은 포켓몬 고를 비롯해 다른 게임에도 계속해 AR⋅XR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그는 “개발자들이 플래그쉽 AR 도구를 활용해 다양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사용자 AR 경험을 극대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AR 기술의 핵심을 맵핑으로 꼽으며 새로운 목표치도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 10만개 지역을 대상으로 AR 맵핑을 완성했는데, 목표치를 100만개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AR 기술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글래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존 행키 대표는 “올해는 AR 글래스의 해가 될 것”이라며 “‘진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큰 변화를 불러올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R 글래스가 중요한 플랫폼이며 트랜드가 될 거라는 분석에서다.
이날 그는 레이벤과 퀄컴이 함께 개발한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나이언틱은 지난 2022년 퀄컴과 현실 AR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신작 ‘몬스터 헌터 나우’ 흥행을 위한 의지도 보였다. 올해 가장 주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를 이야기하며 “몬스터 헌터 나우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는데, 커뮤니티나 라이브 이벤트, 인게임 경험 증가 등을 위해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려 한다”고 했다. 포켓몬 고 등 다른 게임에 관해서도 소프트웨어나 로컬 커뮤니티 투자를 계속해 이어나갈 거라고도 덧붙였다.
기업 조정은 이제 끝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데믹으로 전환하며 게임 산업 성장률이 급감해 어려웠으나 지난해 성장세를 기록했고 올해도 성장하리라 예상해서다. 존 행키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수익을 봤는데 이제는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나이언틱은 지난해 6월 직원 230명을 해고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기업 팬텍과 특허 소송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다. 회사 대표로서 공개적인 언급이 어렵다는 점 양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