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은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사실상 중간 평가다. 정권의 남은 임기의 향배가 걸렸다고 할 만큼 여야 모두에게 중요하다. 그만큼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 중이며, 격전지 또한 적지 않다. 마포·용산·성동 등을 포함한 ‘한강 벨트’를 비롯해 민주당 현역과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 ‘낙동강 벨트’,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까지 곳곳이 치열한 선거 전쟁터다. 쿠키뉴스는 주목되는 선거구 현장을 찾아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전하고자 한다. 총선 대진표가 마무리된 시점에 각 지역구 후보에 대한 선호도와 한국정치를 향한 시민의 의견도 함께 담겠다. (편집자 주)
“워낙 뭣같이 해야지 기대가 있는 것 인디...”
당진전통시장 외곽 사거리에서 지인과 대화를 나누던 A씨가 양당의 방문을 두고 꺼낸 얘기다. 어려운 경제 환경 때문에 정치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22일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권의 지지를 얻기 위해 여야의 발걸음이 모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의 방문으로 지지자들은 환호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충남 당진전통시장에는 거대양당이 방문해 각각 ‘심판론’을 꺼내 들고 유권자 마음 잡기에 나섰다. 한 총괄선대위원장은 범죄·극단주의를 비판했고 이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오만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각 당을 상징하는 색의 옷을 맞춰 입고 한 총괄선대위원장과 이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의 방문을 반겼다. 그러나 당진전통시장에 장을 보러온 시민들과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양당에서 당진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무슨 효과가 있냐고 지적하는 상인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지나가는 시민 중 일부는 시장이 복잡한데 왜 여기서 이러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노점을 하는 상인 B씨는 어색한 미소를 띠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누가 된대도 피부에 와 닿은 적이 없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매일 싸우기만 해 정치에 관심을 두고 싶지 않다”며 “물가가 너무 높아서 장사가 잘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당진전통시장 중앙지역 쪽 상점을 운영하는 C씨는 해당 질문에 목소리가 높아졌다. 본인들 필요할 때만 당진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힘든 시기나 평소에 당진에 관심을 둔 적은 있냐. 싸움이나 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다를 것 없다”며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당진전통시장을 벗어난 뒤 주상복합 건물에 상가가 중간마다 비어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가게에는 임대한다는 종이만 붙어있었다.
당진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대합실에는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이 여유 있게 남아있었고 터미널의 분위기도 침체한 상태였다.
경제의 악화로 당진 시내에 빈 상가가 많아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택시기사 D씨는 “양당에 썩 좋은 분위기는 아니다. 기대가 없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라며 “체감되는 것은 경제적인 부분으로 예전보다 시내에 빈 상가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회의원 선거가 빨리 끝나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며 “선거 전 확정되지 않은 정책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