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실적, 카카오·토스 ‘활짝’ 케뱅 ‘흐림’

인터넷은행 실적, 카카오·토스 ‘활짝’ 케뱅 ‘흐림’

인뱅 실적 1위 카카오뱅크…주주환원 정책 강화 실시
토스뱅크, 2024년 흑자 전환 원년 선포
IPO 앞둔 케이뱅크, 역대 최대 충당금 적립으로 안정성↑

기사승인 2024-04-02 06:00:32
각사 제공.

케이·카카오·토스 인터넷전문은행 3곳의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지난해 인뱅 3사의 총 자산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미꾸라지’에서 ‘메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규모가 커졌다. 다만 카카오와 토스뱅크는 실적 증대에 성공한 반면 케이뱅크는 실적이 후퇴해 업체별로 희비가 갈리게 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중 지난해 순이익 1위를 달성한 곳은 카카오뱅크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전년 (2631억원) 대비 34.9% 성장했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는 대출 성장세를 기반으로 이자수익이 크게 성장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여신 잔액은 약 38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27조9000억원) 대비 38.7%(약 10조8000억원) 늘었다. 이같은 여신 잔액 성장세는 대환대출 인프라 확장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수신 잔액도 47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33조1000억원) 대비 42.3%(약 14조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이자수익은 2조481억원으로 전년(1조2939억원) 대비 58.3%나 증가했다. 수수료‧플랫폼 관련 비이자수익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같은기간 비이자수익은 전년(3119억원)보다 43% 늘어난 445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은 2분기 연속 개선세다. 지난해 2분기 2.26%에서 3분기 2.31%로 늘어난 데 이어 4분기에도 0.05%p 상승하며 2.36%까지 올랐다. 

이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카카오뱅크는 주주환원 정책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에 대해 배당성향 20% 적용해 결산 배당금을 주당 150원씩 총 714억원 지급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 80원 대비 약 87%가 증가한 수준이다. 총 주주환원 규모도 511억원에서 714억원으로 늘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는 “카카오뱅크의 주당 배당금 수준이 타 시중은행 대비 아직 과소하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며 “이에 매년 주당 배당금 수준을 현재보다 증가시키는 것이 목표이나 향후 성장 모습과 시장 상황, 주가 수준 등을 매번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실적은 175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 적자(-2644억원) 대비 15분의 1로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 3분기 순이익은 86억원, 4분기 순이익은 12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여수신 안정성도 개선됐다. 2023년 4분기 기준 여신잔액은 12조4000억원, 수신잔액 23조7000억원으로 여수신 잔액이 전분기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예대율은 60%대에 진입하며 2022년 4분기 말 47.6% 대비 12%p가량 상승했다. 특히 예대율 개선에 힘입어 순이자마진(NIM)은 2.18%를 달성해 전년 대비 1.39%p 증가해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줬다.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토스뱅크는 올해 흑자 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2024년을 연간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삼는 한편, 건전한 수익구조를 기반으로 출범 때부터 고객과 약속한 ‘혁신과 포용’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128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836억원) 대비 85% 순이익이 줄어든 수치다. 수신잔액은 19조700억원, 여신잔액은 13조84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수신잔액은 4조4600억원(30.6%), 여신잔액은 3조600억원(28.4%)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 감소에 대해 케이뱅크는 이자이익(4504억원·16.9%)과 비이자이익(338억원·420%)이 모두 늘었지만, 역대 최대 충당금을 쌓으며 순이익이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2927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2022년 1361억원보다 1566억원 늘어난 규모다.

현재 케이뱅크는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상장에 성공하면 그 즉시 대출 여력이 9조~10조원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다. 이는 케이뱅크가 더 적극적인 영업이 가능해진다는 의미기도 하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케이뱅크가 IPO에 성공하면 대출 순증 여력은 9조8000억원 확대된다”며 “중장기 성장동력이 크게 제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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