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결과는 전압이 인가된 전극에서 비평형분자 흡착에너지를 제1원리 전자구조 계산으로 다룰 수 있는 이론 체계를 개발, 차세대 에너지소자나 반도체 공정 개발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제1원리 전자구조 계산은 원자단위로 구성된 모델에 대해 양자역학의 정수인 슈뢰딩거방정식을 풀기 위해 실험데이터나 경험적 모델을 사용하지 않고 플랑크상수나 전자질량 등 기초 물리상수만 사용해 물질의 전자상태 및 특성을 도출하는 계산법이다.
밀도범함수론(DFT)로 대변되는 제1원리 계산의 대표적 활용은 분자 표면 흡착에너지 계산이 있다. 도출된 흡착에너지 정보는 에너지 저장 및 변환 소자, 약물 전달, 수처리, 첨단 반도체 제조공정 등 다양한 분야 연구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리튬이온 배터리, 촉매 등의 첨단소재와 이를 제조하기 위한 화학 기상증착, 분자빔결정 성장과 같은 공정을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하려면 전압이 인가된 비평형 상태를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DFT 이론이 필요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전압이 인가된 전극 사이에 놓인 채널의 자유 에너지인 ‘전기 엔탈피’를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평형 상태의 전극과 분자 간 흡착에너지의 제1원리 계산 이론을 확립했다.
다음으로 이를 적용해 전압이 인가된 금속전극과 그래핀 전극에서 안정된 물 분자의 구조가 매우 다름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앞서 평형상태로 제한된 DFT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제1원리 계산 체계인 ‘다공간 DFT 이론’을 개발했고, 이번 연구에서는 이 이론은 발전시켜 비평형 자유 에너지인 전기 엔탈피를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압이 인가된 비평형 상태 전극과 채널 간 흡착에너지를 세계 최초로 계산했다.
특히 연구팀은 금속전극뿐만 아니라 기존에 불가능했던 전압이 인가된 2차원 그래핀 전극에서의 물 분자 흡착에너지 정보도 도출했다.
이를 통해 대전된 그래핀 전극 위에서 금속전극과 다른 양상으로 물 분자가 안정화됨을 확인했고, 이는 최근 주목받는 2차원소재 전극기반소자의 제조와 동작 특성에 대한 이해의 지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차세대 에너지와 반도체소자 연구개발에서 양자역학적 제1원리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비평형계면 전산설계 원천기술을 확보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차세대 소재 및 소자 연구개발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KISTI EDISON2.0 반도체전문센터는 지난해 KAIST와 함께 출범해 차세대 소자를 연구개발 중이며,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용훈 반도체전문센터장은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