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회복세를 두고 청신호가 나온다. 수출 상황이 호전되면서 지난달 11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향후 3~5년간 평균 경제 성장률도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들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62억6000만달러, 수입은 547억3000만달러로 무역수지 15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개월 연속 증가했다. 무역수지로는 11개월 연속 흑자다.
품목별로 보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99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보다 56.1% 증가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16.3%), 무선통신(11.4%), 컴퓨터(76.2%)까지 수출이 동반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액도 67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액을 경신했다. 자동차는 전기차 판매 증가세 둔화로 지난 2∼3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입은 547억3000만달러로 14개월 만에 증가했다. 정유사 가동률 상승과 발전용·산업용 가스 도입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유(17.8%↑), 가스(21.9%↑) 등 에너지 수입액(125억달러)이 14.6%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무역수지는 15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흑자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2분기 전반적으로 반도체 등 IT품목의 수출 증가세와 작년부터 이어온 자동차·일반기계·선박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돼 수출 플러스 흐름과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의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S&P는 30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AA’는 S&P의 국가 신용 등급 중 3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프랑스, 아일랜드, 벨기에 영국 등이 해당한다.
특히 S&P는 향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긍정적으로 봤다. S&P는 “향후 3~5년 동안 한국 경제가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들보다 높은 평균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에 힘입어 재정적자 수준도 향후 3년 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S&P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실제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을 1.3%로 집계했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2년 3개월, 코로나 기간 제외시 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1.3% 성장률 가운데 민간 기여도가 1.3% 전체를 차지해 온전히 민간이 성장에 기여한 민간 주도 성장”이라며 “경제 성장의 절반은 수출과 대외 부분을 통해 나머지 절반은 내수 부분을 통해 이뤄진 균형 잡힌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를 확실히 살려 나가기 위해서는 물가 등 민생 경제의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각 부처는 소관 분야별로 민생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행정적·재정적 조치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