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기지국 신호 정보를 활용한 생활이동데이터가 기존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수도권 교통 인프라 개선과 공공시설 입지 선정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KT와 서울시는 28일 수도권 생활이동 데이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시민들의 이동 거리와 목적 등 ‘하루’를 표현할 수 있는 데이터다. 해당 데이터는 서울시에 제공돼 교통과 주거, 도시공간 재구조화 등 도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각 분야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데 쓰이게 된다.
이번 공개된 데이터는 KT와 서울시뿐만 아니라 인천, 경기도, 통계청, 수도권 내 3개 연구원과 협력한 결과다. 지역(경기와 인천)을 포괄한 데이터를 개발해 상시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유례없는 시도다.
수도권 생활이동 데이터는 서울과 경기, 인천 각 시도 안에서의 이동은 물론 시도 경계를 넘어 수도권 내에서 이동하거나, 수도권이 출발지이거나 도착지인 모든 사람의 이동을 집계한 데이터다. 출·퇴근과 등·하교 같이 정기적인 이동에서 쇼핑, 관광, 병원 등을 위해 이동하는 경우까지 행정수요를 유발하는 모든 이동을 포함한다. 공간적으로는 서울과 수도권을 넘어 전국에서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이동이 모두 대상이 된다.
KT의 휴대전화 통신 시그널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민들의 이동을 기지국 단위로 집계하고, 서울 포함 수도권 전역을 읍면동(1182개)보다 더 세밀한 총 4만1000여개 구역(250m 격자 단위)별로 20분 단위 이동을 추계하는 방식으로 산출했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인구가 이동했는지(이동인구), 출근·등교·병원·쇼핑·관광 등 어떤 목적으로 이동했는지(이동목적),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가는데 평균으로 얼마나 걸리는지(소요시간)를 매일, 20분 단위로 집계해 산출된다. 모든 이동정보는 시간대별·성별·연령대별로 세밀한 파악이 가능하다.
이번에 개발한 수도권 생활이동 데이터에 따르면 수도권이 출발 또는 도착지가 되는 이동은 평일 기준 하루 7135만건 발생한다. 서울에서 수도권 출근 시 평균 소요 시간은 59.4분, 반대로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경우 평균 71분이 걸렸다. 시도별 출근·등교·쇼핑 등 목적별 이동 평균 시간과 거리를 분석한 결과도 있다. 서울은 평균 37분 내 일상과 밀접한 지점으로 이동이 가능한 도시로 조사됐다. 경기 40분, 인천 41분이다. 거리로 환산하면 서울시민은 평균 6㎞ 반경 내 생활권이 형성됐고, 경기·인천은 9㎞였다.
이같은 데이터는 수도권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통근·통학 시간 단축을 위한 교통 인프라 개선, 버스노선 최적화, 청년주택 입지 선정, 광역 도시공간 재설계 등 교통·주택·광역도시계획 정책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도 통근 소요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는 지역을 찾아 교통 인프라(환승센터·정류장·버스노선 등)를 개선하거나 조정할 수 있다. 또 수도권 지역과 서울 주변 지역 사이의 공간구조를 재설계함으로써 거점별 행정수요를 집중하거나 분산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거나 균형발전을 촉진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서울·경기·인천 간 촘촘한 이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동 인구가 많고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지역에 버스 노선을 신설하거나, 병원·쇼핑센터·학교 등 공공시설의 입지를 선정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생활인구 데이터가 부산 등 타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언급됐다. 최준기 KT AI사업본부장(상무)은 “행정기관과의 협조 등을 통해 지역을 넓히는 것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며 “다만 시에서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데이터들을 어떻게 분석할지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