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사들이 적은 금액으로 짧은 기간 보장하는 미니 보험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가입이 간편하고 실용적이라 청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담보가 간단하고 쉬우면서 보험료가 저렴한 미니 보험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소액 단기보험이라고도 불리는 미니 보험은 일상에서 필요한 보장을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어 보험에 익숙하지 않은 청년층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주로 디지털 플랫폼에 강점이 있는 디지털 보험사들이 신선한 미니 보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골프, 등산, 자전거, 낚시, 수영 등 원하는 레저활동 20여개 종목 중 하나를 선택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보장하는 ‘스마트ON레저상해보험’을 판매 중이다. 한번 가입하면 1년 동안 레저활동을 할 때마다 종목을 선택해 시간을 입력하면 보장받을 수 있다. 하루 최저 보험료 946원(등산·대중교통)부터 시작하고, 직접 레저활동을 가면서 운전할 경우 원데이 운전자보험도 추가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원하는 보장만 골라 출국 직전에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해외여행보험은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10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귀국하면 납부한 보험료 10%를 환급해주는 환급형 해외여행보험을 처음 선보였고, 동반 여행자를 추가하면 보험료 5~10%를 추가 할인해주는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대형 보험사들도 미니 보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21일 롯데손해보험은 자사 플랫폼 앨리스를 통해 대중음악 공연장에서 발생하는 상해와 직거래 사기 피해 등을 보장하는 ‘VILLAIN 덕밍아웃상해보험’(let:safe 팬덤안심상해보험)을 출시했다. 가입 시 1일(1000원) 혹은 1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소액 단기보험으로, 성인인 부모가 미성년 자녀 대신 가입할 수 있고, 선물하기 기능도 가능하다.
롯데손보 앨리스에서 출시한 ‘MY FAM 불효자보험’도 인기다. 부모님이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전자통신금융사기를 당하거나, 손주를 돌보다 무릎·어깨·손목 골절을 당했을 때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앨리스에선 뇌·심장 질환을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하는 ‘미니 뇌심보험’부터 가족을 대표해 1명만 가입하면 되는 ‘캠핑차박보험’, 동반 가입과 선물하기 기능을 갖춘 ‘골프보험’ 등 생활밀착형 미니보험 16개를 판매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은 지난해 12월 ’라플 365미니보험‘을 출시했다. 대상포진, 갑상선 기능 저하, 통풍 등 현대인 생활 질환을 집중 보장하는 상품으로 보험료는 30세 남성 2180원, 여성은 5728원에 불과하다. ’급부 조합형 상품 개발 플랫폼’에서 출시한 첫 상품으로 미리 준비된 다양한 보장 급부를 선택해 상품 콘셉트를 확정, 신속히 상품으로 출시한 결과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8월 삼성금융 통합 애플리케이션 모니모를 통해 사계절에 특화해 하루부터 최대 30일까지 보장하는 ‘계절맞춤 미니보험’을 출시했다. 여름용 미니보험은 레저와 스포츠 상해사고는 물론, 온열질환 보장이 포함됐다. 여성은 만 35세 상해 1급이면 하루 보험료 1670원, 남성은 만 48세 상해 1급이면 하루 보험료 1680원이다. 스쿠버다이빙을 하다가 잠수병에 걸린 경우를 대비해 ‘고압산소요법치료비’도 특약을 통해 보장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30일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보험료가 비싼 편인 기존 장기 보험 대신 필요할 순간에 필요한 보장만 있는 가성비 좋은 보험을 단기로 골라서 가입하는 문화가 생긴 것 같다”라며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미니 보험에 가입하는 문화가 좀 생기면서 보험사들도 수요에 맞춘 단기 미니 보험 상품들을 많이 만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미니 보험에 강점이 있는 디지털 손보사들이 힘을 쓰고 있고, 기존 보험사들도 영업 측면에서 뒤처지면 안 되니까 같이 미니 보험 시장에 뛰어드는 구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