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높은 곳을 비행하는 새는 먼 곳의 물체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생존에 유리한데, 특히 망막 중심구조가 사람과 달리 깊고 좁은 모양으로, 이곳에 도달한 빛은 큰 폭으로 굴절되며 보다 자세히 인지할 수 있도록 상을 맺는다.
또 새는 ‘중심와’에 원추세포가 밀집해 멀리 있는 물체를 크고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데, 사람의 원추세포가 적색, 녹색, 청색을 감지하는 3종류인 반면 새는 자외선을 감지할 수 있는 원추세포까지 4종류를 갖고 있어 더욱 풍부한 시각정보를 획득한다.
독수리 눈 구조 모방 고성능 카메라 개발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김대형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광주과기원(GIST) 송영민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새 눈 구조 및 기능을 모방한 물체감지 특화카메라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카메라는 인공 중심와와 가시광선 및 자외선를 감지할 수 있는 다중파장 이미지센서로 구성된다.
연구팀은 송 교수팀과 새를 모방한 인공 중심와를 만들고 광학 시뮬레이션으로 이미지 왜곡 없이 멀리 있는 물체를 확대할 수 있는 최적의 디자인을 고안했다.
특히 연구팀은 전기광학적 특성이 우수한 페로브스카이트로 다중파장 이미지센서를 제작, 특화카메라에 적용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높은 전하 이동능력과 빛 흡수성으로 광 변환효율이 높아 차세대 광반도체로 주목받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파장영역을 흡수하는 4종류의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사용해 광센서를 제작하고 이를 수직으로 쌓아올려 필터 없이 색을 구분할 수 있는 센서를 구현했다.
이 때 연구팀은 다중파장 이미지센서 제작을 위한 전사공정을 새로 개발, 페로브스카이트 패터닝기술과 결합해 필터 없이 가시광선뿐 아니라 자외선 영역도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기존 줌 렌즈가 확대한 물체 주변부를 인지할 수 없는 단점을 극복, 카메라 시야 중앙부에서 물체를 확대하면서 주변부 시야도 제공하는 기능을 갖춤으로써 피사체를 더욱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는 필터 없이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구분 감지하기 때문에 공정 비용과 무게도 절감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특화카메라의 성능 시뮬레이션 결과 물체 인지능력 신뢰점수 0.76으로 기존 카메라시스템 0.39의 2배에 달했다. 또 움직임 변화율은 기존 카메라시스템 대비 3.6배를 기록했다.
김 부연구단장은 “이번에 개발한 카메라는 물체 감지능력이 필요한 로봇, 자율주행차 등에 응용할 수 있고, 특히 새와 유사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드론에 적용할 경우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