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배민, 야놀자, 당근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기업·기관의 개인정보 처리방침 평가에 나선다. 처리방침이 우수할 경우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24년도 개인정보 처리방침 평가계획(안)’을 심의·의결해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개인정보 처리방침은 개인정보 수집·이용, 제공, 위탁 등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된 기준과 안전조치에 관한 사항에 대해 개인정보처리자가 스스로 정한 문서다. 정보주체는 이를 통해 개인정보처리자가 어떤 개인정보를 어떠한 목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수 있게 확인할 수 있다.

법에서는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처리방침을 수립·공개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처리방침의 내용이 이해하기 어렵고 텍스트를 나열하는 데 그쳐 정보주체의 실질적 권리 보장이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 중 처리방침을 확인하는 경우는 34.9%에 그쳤다.

이에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개인정보 처리방침 평가제가 도입됐다. 정보주체의 알권리 등 실질적 통제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올해 평가 분야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빅테크 △온라인 쇼핑 △온라인플랫폼(주문·배달, 숙박·여행) △병·의료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엔터테인먼트(게임, 웹툰) △AI 채용 등 7개 분야다. 주요 개인정보처리자 49개 기업·기관이 선정됐다.

빅테크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 메타가 이름을 올렸다. 롯데쇼핑e커머스사업부, 11번가, 지마켓, 컬리,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온라인 종합 쇼핑몰과 SSG닷컴, CJ올리브영, 홈플러스 등 온·오프라인 병행, 홈쇼핑, 당근 등도 포함됐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야놀자, 여기어때 등의 온라인 플랫폼도 평가 대상이다. 이외에도 넷플릭스, 티빙, 넥슨코리아, 넷마블, 네이버웹툰,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병원 등도 있다.

평가 기준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처리방침에 포함해야 할 사항을 적정하게 정하고 있는지 △처리방침을 알기 쉽게 작성했는지 △처리방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개하고 있는지 등 3개 분야다.

평가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공개된 자료를 기반으로 한 기초평가와 이용자평가, 이를 토대로 한 심층평가 등으로 이뤄진다. 오는 9월까지 평가를 진행한 후, 10월에 평가 결과를 통보해 검토를 진행한 후 12월에 최종 우수사례를 확정한다.

평가 결과 처리방침이 우수한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과징금·과태료 부과 시 감경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개선권고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양청삼 개인정보위 개인정보정책국장은 “개인정보 처리방침 평가제가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만큼 우수한 사례를 발굴, 공유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위반 우려 등이 있을 경우 개선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처리방침 평가를 통해 정보주체의 알권리 강화 등 권리보장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