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뇌를 바꿀 수 있을까. 뇌는 유전과 환경의 조합으로 발달한다. 과거에는 태어날 때부터 뇌가 정해진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과학이 발달하면서 뇌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점이 밝혀지고 있다.
신경심리학박사인 김보경 작가의 신간 ‘스스로 해내는 아이의 비밀’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 뇌를 어떻게 서서히 바꿔나갈지, 변화를 통해 어떻게 아이의 행동을 능동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지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이다. 김 박사는 “우리가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우리의 뇌는 그 행동을 조금씩 잘하게 된다”면서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더 별로인 사람이 될 수도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반복해서 할 것인가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여러 가지 사례가 등장한다. 특히 ‘백번 말해도 아이가 바뀌지 않는 세 가지 이유’ 챕어에선 “지속은 시작보다 어렵다”는 통찰이 등장해 이목을 끈다. 저자는 ‘작심삼일의 저주’를 타파하기 위해 솔루션보다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습관이 생기는 데 걸리는 시간을 날짜로 환산하기는 매우 어렵다. 한 연구에선 짧게는 18일부터 길게는 250일이 걸리기도 했다는 내용을 소개한 김 박사는 “아무리 좋은 해법도 충분히 오랜 기간 동안 적용해야 효과가 보인다”고 말한다.
전반부가 습관의 중요성을 주제로 삼았다면 후반부엔 습관을 형성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술된다. ‘보상의 기술 축하하고 칭찬하라’ 챕터에선 행동의 반복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보상을 하는 것이 습관 형성 고리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최소 공부 시간의 법칙’에 대해 설파한 저자는 “호기심이 해결된 순간 뇌가 발달한다”고 강조한다. 부모에게는 ‘아이의 질문을 귀하게 여기’라는 조언이 등장한다. 단순히 문제의 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중요하고, 이를 통해 탁월한 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고통에 대한 다른 시각도 관심을 끈다. 저자는 “아이들이 삶에는 고통이 있다는 사실을 배우기 바란다”면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럴 거면 그만둬”라고 말하는 부모들이 아이의 고통을 없앤 실수로 인해 아이가 ‘고통을 감내하는 습관’을 배울 수 없게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기념할 만한 고통의 목록’을 제시하고 “아이의 고통을 칭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언급된다.
리사 손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김보경 저자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자기 통제력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뇌에게 어떤 환경을 만들어주면 되는가’를 연구한 의사결정 신경과학 박사”라고 소개하며 “저자는 이 책에서 전문 지식과 두 아이를 양육한 부모로서의 경험을 통해 뇌과학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고 전했다.
화를 내거나 잔소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칭찬과 질문으로 아이의 더 나은 삶을 만들고 싶은 부모라면 신간 ‘스스로 해내는 아이의 비밀’을 눈여겨볼 만하다.
제이포럼. 320쪽.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