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장모 ‘23억’ 건강보험 환수 취소 소송 각하…“신뢰 잃는 선례”

尹 장모 ‘23억’ 건강보험 환수 취소 소송 각하…“신뢰 잃는 선례”

대법원 판결에 건보공단 환수 결정 취소
법원 “건보공단이 소송비용 부담”
“사무장병원, 보건의료 시스템 전반 붕괴시켜”

기사승인 2024-06-28 16:53:01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5월14일 가석방 돼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77)씨가 요양급여 부당이득 환수 처분을 통보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이 27일 각하됐다. 앞서 건보공단이 환수 결정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지난 27일 오전 최씨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각하 판결의 이유는 건보공단이 요양급여 환수 처분을 취소해 처분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소송 비용을 피고(건보공단)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최씨는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음에도 동업자 3명과 영리 목적으로 경기 파주시에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하면서 건보공단으로부터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요양급여 약 23억원을 부당하게 타낸 혐의(사기 및 의료법 위반)로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최씨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최씨가 의사가 아닌 동업자들과 공모해 명목상 비영리 의료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봤다. 이에 건보공단은 최씨가 부정 수급한 요양급여를 환수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후 최씨는 건보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22년 12월 형사 재판 항소심에서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건보공단은 최씨에 대한 환수 결정을 취소하는 한편 부동산 압류도 해제했다.

이번 결정으로 나쁜 선례가 생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건보공단노조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무장병원은 보건의료 시스템 전반을 붕괴시키는 위험이 있다”며 “이번 재판을 계기로 비슷한 유형들의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이어질 경우 공단의 위상이 흐트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의료시스템의 신뢰가 무너지고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져 국민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면서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이익과 제도의 가치가 지켜지도록 판결에 신중함과 엄격함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은 해당 금액에 대한 징수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요양기관지원실 관계자는 “최씨를 제외한 나머지 관계자는 유죄 판결을 받아 해당 금액에 대한 환수가 불발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공단은 해당 금액에 대한 징수활동을 지속 추진해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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