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반한연대의 ‘총선 책임론’과 ‘김건희 여사 사과문자 공방전(문자 공방전)’ 공세에도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 후보의 높은 지지율의 배경으로는 더불어민주당과 강하게 싸워온 이미지가 꼽힌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한 후보와 반한연대의 대결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11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한 후보의 지지율은 다른 후보보다 앞섰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6~8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한동훈 35.5%, 원희룡 11.5%, 나경원 9.2%, 윤상현 7.4% 순으로 집계됐다. 잘모름·무응답은 36.4%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별 분석에서도 한 후보의 우세가 확연했다. 보수층에서는 지지율이 한동훈 45.8%, 원희룡 15.1%, 나경원 10.1%, 윤상현 6.5%로 집계됐으며, 중도층은 한동훈 31.9%, 원희룡 9.7%, 나경원 7.9%, 윤상현 10.3%로 나타났다. 진보층에서는 한동훈 24.6%, 원희룡 11.4%, 나경원 9.1%, 윤상현 5.2%였다.
한 후보의 강세에 따라 당권주자들의 견제가 강해졌다. 나경원·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9일 TV조선이 주최하는 ‘제1차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문자 공방전’ 문제를 언급하며 한 후보를 강하게 압박했다.
나 후보는 “사과 의지가 없다고 했는데 원문을 보면 명백히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다”며 “공적인 통로로 사과를 요구했다고 했지만, 언론의 보도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22대 총선 패배가) 자신의 책임이면 응당 김 여사의 문자 사건을 사과해야 하지 않냐”며 “공사구분과 문자내용, 당무개입 등으로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는 “대통령실에 사과가 필요하다 했지만, (사과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 이후 사퇴를 요구했다”며 “사적인 연락에 응했다면 악몽 같은 상황이 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총선 책임론’을 두고 한 후보와 나머지 당권주자들이 격돌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총선에서 뭘 했냐”면서 “당 중진이자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지원유세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소리 높였다.
이에 윤 후보는 “총선 책임을 백 프로 통감한다더니 이게 책임지는 모습이냐”고 질타했다. 나 후보도 “(자신의) 책임을 뒤집어씌운다. 공동선대위를 위해 이름만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다”며 “공동선대위원장 제안 당시 지역과 한강벨트 사수가 어렵다는 얘기를 했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는 한 후보 지지율 강세의 이유로 민주당 독주에 대한 대안 제시 가능성을 꼽았다. 한 후보가 민주당과 오랜 기간 싸워온 만큼 여소야대 정국에서 잘 이겨낼 것으로 보이는 후보에 당심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1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최근 정치권의 공방전을 보고 친윤계에 대안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입법과 청문회로 밀어붙이니 집권 여당의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네 후보 중 잘 싸울 수 있고 대안이 있을 것 같은 후보에게 당심이 몰리는 것”이라며 “첫 토론회를 보면 한 후보의 지지율을 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선 전화면접(6.8%), 무선 ARS(93.2%)를 병행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4.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3년 3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