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처리 ‘디데이’…“현 사태 더 악화시키는 패착”

전공의 사직처리 ‘디데이’…“현 사태 더 악화시키는 패착”

40개 의대 수련병원 교수 대표 등 공동 입장 표명
“전공의 사직서 수리 시점, 전공의 의견 존중해야”

기사승인 2024-07-15 10:18:05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수련병원들이 정부가 제시한 마감 시한인 15일까지 사직 또는 복귀 여부에 답하지 않는 전공의를 사직 처리하겠다는 지침을 세운 가운데 의과대학 교수들이 “현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패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40개 의대 수련병원 교수 대표는 15일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 신청에 즈음해 보건복지부와 수련병원장들에게 드리는 권고문’을 내고 “복지부는 수련병원에 가해질 각종 불이익을 언급하면서 수련병원장들을 압박하고 회유하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각 수련병원에 이날까지 전공의들의 복귀 혹은 사직을 처리해 부족한 전공의 인원을 확정하고, 오는 17일까지 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에는 전공의 결원 확정과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 신청을 기한 내 이행하지 않는 수련병원에 대해선 내년도 전공의 정원 감원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각 수련병원은 소속 전공의들에게 문자 등을 보내 이날까지 사직 또는 복귀 의사를 명확히 밝혀달라면서 응답이 없으면 사직 처리할 수 있다고 공지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의대 교수들은 “일부 병원에서 미확인 또는 무응답 전공의를 일괄 사직 처리한다는 건 복지부의 공식 요구 사항 어디에도 없는 과도한 조치”라며 “개별 전공의의 복귀·사직 여부에 대한 응답을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사직 처리를 하는 것은 현 사태를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련병원장들은 필수의료, 미래의료의 주역인 소속 전공의들을 보호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음을 유념하라”라며 “사직하겠다고 응답한 전공의를 사직 처리할 경우 사직서 수리 시점은 해당 전공의 의견을 존중해 합의한 대로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에 따라 특례 적용을 달리한 것에 대해선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사직 후 1년 내 동일 연차·전공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전공의 수련 규정에 특례를 적용해 복귀하는 전공의들이 9월부터 다른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9월 하반기 모집에 응시하지 않는 전공의는 내년 3월 복귀가 불가하다고 했다”면서 “이전의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권한 남용에 의한 국민 기본권 침해 행정이다”라고 했다.

이들은 전공의들이 낸 사직서 수리 시점은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6월이 아닌 실제 사직서를 제출한 2월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 주요 수련병원들은 사직을 원하는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 시점을 정부 방침에 따라 6월4일 이후로 정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사직의 법적 효력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6월4일 이후에 발생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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