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국·중동서 날아다니는 아모레…달라진 K-뷰티 공식

이제 미국·중동서 날아다니는 아모레…달라진 K-뷰티 공식

아모레퍼시픽, 2분기 매출 1조57억원·영업익 122억원

기사승인 2024-08-07 06:00:04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외국인 손님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심하연 기자

“화장품 업계 공식이 완전히 바뀐 거죠. 오히려 중국이 아닌 미국이나 일본을 겨냥하는 인디 브랜드들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7일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매출 1조57억원과 영업이익 122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4%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4.2% 증가했다. 

해외 사업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5% 증가한 38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에 이어 중화권 매출은 하락했지만, 유럽이나 중동, 미주 지역의 선전에 힘입어 매출을 방어했다. 

국내 화장품기업의 중국 내 입지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화권 사업은 매출이 44%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법인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와 안정적 성장을 위해 사업 구조를 개편 중”이라며 “이에 따라 주요 e커머스 채널 재고를 조정하고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등으로 인해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부터 부진한 실적을 내는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국 다변화 정책을 펼쳐 왔다. 설화수나 라네즈를 내세워 일본과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헤라도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커머스 ‘아마존’의 행사 기간인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아모레퍼시픽은 뷰티 & 퍼스널 케어 부문에서 판매 수량 1~3위를 모두 차지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올 2분기 미주 지역에서는 65%,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182% 매출이 증가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 전체 사업 중 미주 및 EMEA 지역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은 17.6%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룹 차원의 ‘글로벌 리밸싱’ 전략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는 화장품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한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대신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한국 화장품 수요가 늘었다”며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해외 소비자는 유명하고 비싼 럭셔리 제품보다 SNS에서 입소문을 탄 다양한 중소 브랜드 제품을 가리지 않고 찾는다”며 “전보다 브랜드 의존도가 낮아지고 제품 자체에 집중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콜마나 코스맥스 같은 ODM 업체가 올 2분기 최대 실적을 쓸 것이라고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 미주나 일본, 유럽 등을 공략하는 브랜드가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내다봤다. 다른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도 “사실상 당분간 중국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통 중국 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만들면 한국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럭셔리 라인을 강화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최근 뷰티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선호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외 타 지역에서 성과를 낼만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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