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빠짐 기능 장착한 KS인증 ‘투수블록’ 검증결과 시공 6개월 후 투수능력 상실

물빠짐 기능 장착한 KS인증 ‘투수블록’ 검증결과 시공 6개월 후 투수능력 상실

기사승인 2024-08-22 16:10:45
일반인들은 무심코 보도블록 위를 매일 걸어다니지만 그 이면에 특히 '물빠짐'이라는 보도블록의 기능성 개념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인도 등에 시공한 보도블록 가운데 물빠짐이 좋은 '투수블록'의 기능은 단순히 침수 피해 방지에만 그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지하로 흡수된 빗물은 지하수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물빠짐 '투수블록' 시공사례.데코페이브

이는 지하수 고갈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의 물 순환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한다. 또한,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물이 블록을 통해 스며들면서 지면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환경일보와 투수블록 제조업체인 데코페이브 등에 따르면 투수블록의 중요성을 깨달은 서울시는 지난 2009년 차도와 보도에 KS인증(KS F 4419)을 받은 8개 업체의 투수블록을 사용해 도로를 포장하면서 투수블록의 성능 검증에 나섰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시공 후 6개월이 지나자 모든 투수블록이 오염되면서 투수 기능이 상실된 것이다.

투수블럭 포장 시범시공(1차) 결과 보고에 의하면 투수블록 포장 후 6개월이 경과하면 투수효과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데코페이브

이에 서울시는 2012년 11월부터 현장에 시공되는 투수블록의 투수·배수성이 외부 환경에 노출된 후 시간 경과에 따라 얼마나 감소하는지 검증하는 ‘투수성능 지속성 검증시험을 도입했다.

또한 ‘서울특별시 물순환 회복 및 저영향 개발 기본조례’ 제11조 및 제12조에 따라 유수유출저감시설(빗물관리시설) 설치 대상으로 보도 포장 시 우수유출저감시설(침수통, 투수성 보도블록 등)을 설치해야 하고, ‘서울시 투수블록포장 설계시공 및 유지관리 기준’과 ‘서울시 보도공사 설계시공 매뉴얼’에 따라 투수성능 지속성 검증시험을 통과한 3등급 이상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서울시 내에서 재건축 공사를 진행 중인 아파트 단지 중 몇 곳에서는 지속성 검증시험을 받지 않은 제품이 사용되고 있었다.

특히, 지자체가 관리하는 아파트 외곽의 보도 공사에는 지속성 검증시험 3등급 제품을 사용하고, 지자체가 관리하지 않는 단지 내부에는 지속성 검증시험을 통과한 제품이 아닌 KS인증 3등급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실제 KS인증 제품의 평균 가격은 평방미터당 2만원이었다. 반면 서울시의 투수 지속성 인증을 받은 제품은 평방미터당 3만원으로, 두 인증 제품 간의 가격 차이는 약 1.5배였다.

공사 업체들이 지속성 검증시험의 존재를 알면서도,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 단지 내부에는 더 싼 가격의 제품을 사용한 것이다.

사상구청 교차로 일원 침수피해 자료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지역도 여름철과 게릴라성 호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보도블록의 물빠짐 기능이 좋지 않아 잦은 물난리를 겪고 있다.

현재 수도권 지역은 빗물관리시설의 설치 대상 등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고 있고 해당 자치단체별로 우수유출저감 대책을 수립하고 우수유출저감시설의 설치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해마다 우수기 물난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능성 투수블록에 대한 개념을 서둘러 개선해 나갈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광수 기자
anggi4@kukinews.com
최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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