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위주로 다루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대중성 있는 브랜드에도 손을 뻗고 있다. 패션계 침체가 이어지는 와중에 뷰티 사업을 키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이달 인수한 뷰티 브랜드 ‘어뮤즈’는 일본 1위 버라이어티 숍에 로프트(LOFT)에 입점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일 대중적인 뷰티 시장을 키우기 위해 어뮤즈 지분 100%를 713억원에 인수하고 4년 내 어뮤즈 매출을 2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목표를 세웠다.
‘장원영 틴트’로 잘 알려진 어뮤즈는 일본과 북미의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최근 해외에서 인디브랜드를 중심으로 K-뷰티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중저가 화장품으로 젊은 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인지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패션업계는 여전히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8% 감소한 133억원, 한섬은 29.5% 줄어든 41억원에 그쳤다. 그 밖에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매출이 5130억원, 영업이익이 5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2.1%, 8.8% 감소했다.
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뷰티 사업을 확장하며 사업을 넓혀 가고 있다. 딥디크, 바이레도부터 메모파리, 쿨티, 힐리 등 12개의 니치향수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도 선보이고 있다.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와 돌체앤가바나 뷰티 라인도 유통 중이다.
이처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그간 고가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왔지만, 앞으로는 가격대와 타겟층의 범위를 넓히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쓸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현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대부분 고가의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뮤즈라는 좋은 브랜드를 인수하게 되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자사가) 가지고 있지 않는 영역 중 하나가 대중적이고 젊은 타깃을 가진 메이크업 브랜드”라며 “패션 뿐만 아니라 뷰티와 리빙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각 사업들이 업황이 좋지 않을 때 받쳐 주는 역할을 하며 성장 동력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당분간 패션업계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소비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패션업계들이 꼭 뷰티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자사 브랜드를 늘리거나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패션과 뷰티는 접점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비슷한 행보를 걷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