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OEM 업체들의 LFP(리튬·인산·철) 도입 계획을 대비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434.4GWh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4% 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동기 대비 5.2%(53.9GWh) 성장하며 글로벌 3위를 유지했고, SK온은 4.5%(20.5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4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13.2%(18.8GWh)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3.1%p(포인트) 하락한 21.5%를 기록했다.
일본 파나소닉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18.8GWh를 기록하며 7위에 올랐으나 전년 동기 대비 25.4% 역성장했다. 연초 모델3의 페이스리프트로 인한 판매량 감소로 분석된다.
최근 모델3의 판매량이 본격 확대되고, 테슬라향 2170 및 4680 셀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29.9%(163.3GWh) 성장률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켰다.
CATL은 올해 2분기 매출 870억위안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2%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한 123.6억위안을 기록하며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BYD는 23.4%(69.9GWh) 성장률과 함께 배터리 사용량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한편 국내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전기차 수요 둔화와 재고 과잉으로 3사의 평균 가동률은 50%대까지 낮아졌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의 CATL이 북미를 제외한 유럽, 중국, 신흥국에서의 강세가 계속되지만, 중장기적으로 3사가 더욱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면서도 “북미 지역의 현지 OEM 들의 연기 계획이 추가로 발표돼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 전략도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OEM 업체들의 LFP 도입 계획이 확대되면서 당분간 중국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 3사의 중장기적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중저가 제품 개발과 현지 생산, 안전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주요 과제일 것으로 분석된다”고 부연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미국 대선에서의 트럼프 리스크 완화와 메탈, 양극재 가격 안정화, 신차 출시 등이 긍정적인 요소들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 외 지역에서의 LFP 배터리 채용이 확대되면서 중국 배터리 업체들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미국과 유럽이 자국 보호정책으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력 확보 전략에 대해서는 “전기차 시장에서 각형 배터리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안전성이 향상된 각형 배터리 수요가 세계적으로 늘면 국내 배터리 기업의 영업실적 향상도 동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