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중심 선 크래프톤…팰월드-닌텐도 소송에 소환된 이유는

논란 중심 선 크래프톤…팰월드-닌텐도 소송에 소환된 이유는

“소송 결과 따라 서비스 영향 받을 수도”
“이해 어려운 결정…나쁜 선례 우려”

기사승인 2024-09-21 06:00:07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4’에서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안준석 PD가 발표하고 있다. 크래프톤

닌텐도가 포켓페어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른바 ‘총든 포켓몬’으로 불리던 ‘팰월드(Palworld)’가 복수의 특허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서다. 크래프톤도 논란의 중심에 놓인 모양새다. 팰월드 모바일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이 팰월드 모바일 게임 제작에 나섰다. ‘팰월드 모바일’이라는 제목을 단 채용공고도 올라왔다. 다만 닌텐도가 포켓페어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는 공지가 올라온 이후 ‘뉴 프로젝트(New Project)’로 수정됐다.

크래프톤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미 짊어진 리스크가 있어서다. 개발 중인 ‘다크앤다커 모바일’ 본 게임 역시 법적 분쟁 중이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과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 여부를 다투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크래프톤이 다크앤다커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계약을 채결했다는 소식에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그간 다크앤다커 원작과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 왔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독자적으로 블루홀스튜디오가 모든 에셋과 게임을 만들었다”며 “상표권 계약을 통해 다크앤다커 모바일이라고 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팰월드 모바일 개발로 논란이 재점화된 꼴이다. 다크앤다커와 마찬가지로 팰월드 역시 출시 초기부터 표절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서다. 캐릭터 디자인이 포켓몬스터와 닮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닌텐도 측에서는 법적 조치를 시사하는 발언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후루카와 순타로 닌텐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월 팰월드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닌텐도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사람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켓몬 컴퍼니 역시 올해 1월 “2024년 1월 출시한 모 게임에 대해 포켓몬 IP나 게임 에셋 사용에 대한 어떠한 허가도 내준 적 없다”며 “포켓몬 저작권 도용과 관련된 모든 침해 행위에 대해 조처할 예정”이라고 밝기도 했다.

팰월드 사전 출시 이미지. 팰월드 영상 갈무리

법조계에서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한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다크앤다커 소송은 저작권과 영업비밀 침해에 관한 소송이고 팰월드 소송은 일본에서 제기된 특허권 침해 소송으로 쟁점이 다를 수 있다”며 “크래프톤이 직접적인 소송 당사자는 아니지만 소송 결과에 따라 해당 게임 서비스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판례와 달리 캐릭터 디자인이나 규칙 등 게임을 이루는 주요한 요소에 대해서도 저작권을 인정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서비스 중단 가처분 신청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임상혁 변호사도 “가처분 신청을 하려면 침해가 명백해야 하고 회복 불가능한 손해가 있다는 점 등이 인정돼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가처분 소송도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대응을 검토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두 사건의 사안이 다르지만 저작권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에서 결이 비슷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저작권 소송이 굉장히 복잡하다. 기업 이미지나 윤리적 손해보다 경제적 이익을 우선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규모가 큰 게임 기업 중 하나인데 나쁜 선례를 만드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안 되고 이용자들도 결국 게임을 하다보면 게임업계 전반에 비슷한 사례가 우후죽순 생겨날 것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크래프톤 관계자는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잠재력이 있는 IP를 적극적으로 발굴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안에 대해 적절한 절차와 방식을 통해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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