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 '트램' 착공은 손해 보는 정치 [기자 수첩]

대전도시철도 '트램' 착공은 손해 보는 정치 [기자 수첩]

기사승인 2024-09-29 21:25:02
벨기에 브뤼셀의 '트램'. 쿠키뉴스DB

벨기에 브뤼셀 도로. 쿠키뉴스DB

2022년 11월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를 위해 충청권 시·도지사와 시·도의회 의장 모두는 벨기에 브뤼셀로 모였다. 

이는 하계 U대회 충청권 유치 가능성이 높아서가 아니라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최종 후보에 오른 경쟁자가 세계적인 대학이 즐비한 미국 '로스캐롤라'고 더불어 예선전 점수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빅 4 스포츠 행사 유치전임에도 대전시를 제외하고 다른 시도는 기자단을 구성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기자단 숙소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본부 호텔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그 진위 파악을 위해 담당자를 만나 이를 물어봤다. 그런데 그 대답은 뜻밖이었다. 담당자는 트램 소음과 진동이 심해 트램 노선에서 벗어난 곳에 숙소를 잡았다는 것이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트램의 도시 유럽'에 대한 환상이 깨져버렸다. 십여 년 동안 트램 시찰을 수십 차례 다녀와서 대전시가 발표한 결말은  "선진 기술을 대전 도시철도 2호선에 잘 접목시키겠다"였는데...

그래서 기자 정신을 발휘해 이장우 대전시장에게 "대전도시철도 2호 트램에 대해 결정했는지"를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시 이 시장은 "20년 넘게 추진하지 못한 트램을 정치적인 부담을 안고 추진할 것인가를 묻는 거죠"라며 한 박자도 쉬지 않고 "네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추구하는 것이 일류도시잖아요 경제도 발전해야 하지만 도시 교통시설, 문화 등도 일류여야 일류도시입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트램은 예산 확보의 어려움,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민불편이 선거로 이어져 역대 시장들이 결정을 미룬 것이 기자들의 의견이다.

이를 아는 이 시장은 "저도 계산해 봤고 손해 보는 것을 안다"며 "특히 고령화 사회에 대한 준비,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를 고려해 일류도시다운 트램을 건설하겠다"며 구상을 밝혔다.

그러고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공식적으로 트램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그 기간 동안 많은 고민의 흔적이 보였다. 전기 트램을 수소 전기트램으로 변경했고, 유·무가선 복합에서 완전 무가선 트램으로 변경했다. 특히 당초 예산의 2배인 약 1조 5000억 원의 예산확보를 가능케 했다. 

트램 공사로 인한 교통 체증은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준비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28년간 결정하지 못한 트램이 넘어야 할 산으로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 1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최종 개최지를 '충청권'으로 결정지은 기획력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던 것처럼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성공적으로 개통되길 바란다.

이장우 대전시장(왼쪽 세 번째)이 2022년 11월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윌처스’ 본부 호텔에서 충청권 개최를 확정하고 승리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명정삼 기자
명정삼 기자
mjsbroad@kukinews.com
명정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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