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기관인 전국 적십자병원들이 일부 과목 의사를 구하지 못해 진료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적십자병원 6곳 중 4곳은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일부 과목을 휴진했다.
상주적십자병원 이비인후과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4일까지 장기간 휴진했다. 휴진 기간 채용이 진행됐는데, 연봉을 9차례 상향해 최대 2억9000만원을 제시하고서야 1명을 뽑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전문의가 지난 8월 퇴사해 다시 휴진 상태다.
통영적십자병원 신경과는 지난해 3월27일부터 10월30일까지 휴진했다. 현재까지도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경상대병원에서 전문의를 파견 받아 운영 중이다.
거창적십자병원은 영상의학과 공보의가 소집 해제된 후 빈자리를 채우지 못해 지난 4월13일부터 7월1일까지 환자를 받지 못했다. 병원은 5억원의 연봉을 제시하며 10차례 공고를 냈고 지난 8월 가까스로 의사를 구할 수 있었다.
지방은 물론 서울에서도 의사를 구하지 못해 진료가 중단됐다. 서울적십자병원 가정의학과는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진료를 쉬었다. 지난해 연봉 1억4000만원을 제시하며 2차례의 채용공고를 냈지만, 전문의를 구하지 못했고 올해 연봉 최대 1억7000만원을 제시한 끝에 채용이 이뤄졌다.
인천적십자병원 신경외과는 지난 3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휴진했고, 연봉 3억4000만원을 제시한 2차례 공고 뒤 의사를 채용할 수 있었다.
이처럼 힘들게 의사를 채용하더라도 퇴직이 빈번한 상황이다. 올해 8월 기준 퇴직률은 거창(33.3%), 서울(31.6%), 상주(26.3%), 영주(15.8%) 순으로 지방과 서울을 가리지 않고 높았다.
박 의원은 “공공의료기관인 적십자병원의 휴진이 장기화되면 취약계층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며 “특히 지방 소재 병원의 경우 결원 발생 시 정주 여건 등 지역적 한계로 인해 충원에 어려움이 큰 만큼 공보의 배치를 늘리고 정주 여건 개선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