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동성 위기설로 지주를 비롯한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업계 2위이자 그룹 주력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10% 이상 주저앉았다. 다만 증권가는 유동성 위기라는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18일) 롯데지주는 전거래일 보다 6.59% 하락한 2만550원에 장을 마쳤다. 롯데지주는 장중 8.86%가 하락하며 장중 52주 신저가(2만50원)도 기록했다. 이외에 롯데케미칼(-10.22%), 롯데쇼핑(-6.6%)도 하락 마감했다. 두 종목도 각각 11.72%, 9.66%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지(지라시)가 신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두 곳이 ‘롯데그룹 공중분해 위기’라는 동영상을 게시했고 정보지가 온라인에 급속도로 퍼졌다. 정보지엔 롯데가 내달 초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유통계열사 직원을 절반 이상 감원할 거란 내용이 담겼다. 롯데 측은 ‘정보지는 사실 무근’이라며 유포자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증권가도 인정하지 않았다. KB증권은 현금 흐름이 양호한 점을 고려해 유동성 위기설을 일축했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미국 모노에티렌글리콜 설비 40%를 매각해 약 7000억원을 확보했고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중 케미칼 지분을 일부 활요해 추가로 약 7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19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와 올해가 일시적으로 투자 정점이고, 이미 지난 7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존 2024~2025년’ 계획 대비 내년 차입금을 10조6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으로 관리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추정한 2024년 롯데케미칼 부채비율은 78.6%로 높지 않다”며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설비투자(CAPEX)가 마무리되는데 연간 감가상각 1조3000억원을 고려한다면 유동성 위기 걱정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도 ‘노이즈성 과매도’라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따로 제시하진 않았다. 대신 불황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주문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시가총액이 3조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내려왔을 뿐 아니라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2배수준까지 떨어졌다”라며 “이는 단기과매도구간”이라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다만 “PBR 0.2배 수준과 향후 수익성 반등 기대감에 따른 저점매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석유화학 다운사이클이 장기화할 조짐이 보인다”며 “회사가 처한 이익전망치와 재무건전성을 감안할 때 당장 매수매도 주가판단보다는 신용도를 포함한 리스크 관리가 더욱 필요해보인다”고 진단했다.